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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YG, 제작 뛰어든 대형 엔터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은 지난 30일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 지분 28%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영상사업 부문이다. 미스틱 영상 콘텐츠 사업부문과 SM C&C가 힘을 합친다. 미스틱 해당 사업은 지난 1월 JTBC에서 미스틱으로 옮긴 MBC 예능국 출신 여운혁 PD가 이끌고 있다. 여 PD는 MBC 재직 당시 ‘강호동의 천생연분’·‘무릎팍도사’·‘라디오스타’ 등을 론칭했다. JTBC에선 ‘썰전’·‘아는 형님’을 기획했다. 여 PD는 SM C&C와 손잡고 신선한 예능프로그램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SM과 미스틱 소속 연예인들이 힘을 실어줄 경우 파급력은 더욱 강해진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본격적인 예능프로그램 제작을 준비 중이다. 이에 지난 2월 MBC와 CJ E&M 출신 예능 PD 5명을 영입했다. MBC ‘라디오 스타’의 조서윤 CP, ‘무한도전’의 제영재 PD, ‘진짜 사나이’의 김민종 PD, Mnet ‘음악의 신’의 박준수 PD, tvN ‘SNL코리아’의 유성모 PD가 그 주인공이다. Mnet ‘쇼미더머니’의 이상윤 PD를 이달 추가 영입했다. Mnet ‘프로듀스101’의 한동철 국장도 영입설이 돌고 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상진과 전속계약을 맺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몬스터·드래곤, 거대 제작사 등장
거대 제작사의 등장도 한몫 한다. 몬스터유니온과 스튜디오드래곤이 대표적이다. 둘 다 방송사 태생인 제작사다. 편성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편성을 위해 스타 작가나 한류스타를 잡아야 하는 일반 드라마 제작사와 출발점부터 다르다.
몬스터유니온은 지난해 KBS와 KBS미디어, KBSN이 400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제작사다. KBS 인력이 대거 이동했다. KBS2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이정섭 PD, KBS2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CP, ‘1박2일’의 유호진 PD 등이 속해있다. 조용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 PD가 오는 6월 몬스터유니온 첫 드라마인 KBS2 새 수목미니시리즈 ‘7일의 왕비’ 연출을 맡는다. 서 CP와 유 PD는 KBS2 새 드라마 ‘최고의 한방’을 선보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CJ E&M드라마사업부문에서 분할설립됐다. 설립 첫해 tvN ‘또 오해영’, ‘굿 와이프’, ‘도깨비’ 등 히트작을 연달아 내놨다. 특히 역대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도깨비’는 이응복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 PD는 이 작품에 앞서 KBS에서 스튜디오드래곤으로 이직했다.
영화투자배급사로 잘 알려진 NEW도 별도법인으로 드라마·영화 콘텐츠 제작사를 설립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KBS 드라마국 출신인 곽정환 CJ E&M PD가 이곳으로 옮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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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프로듀사’(2015)는 어리바리한 신입 PD를 통해 방송국이란 조직의 이면을 보여줬다. 마냥 화려해 보이는 방송사도 결국 조직이다. 정기적으로 조직 개편이 이뤄진다. 정치적인 상황에 방송사가 흔들릴 때도 있다. MBC는 2012년 장기 파업 이후 정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상당수 인력이 외부로 빠져나갔다. 신입 공채는 중단해 수혈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혼계약’의 김진민 PD,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 PD 등 유능한 PD들이 외주 제작사로 적을 옮겼다. 예능국도 마찬가지다. ‘쌀집 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PD를 필두로 이민호·강궁·문경태·이병혁·김남호 PD가 중국행을 택했다.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PD는 중국 제작사를 거쳐 올해 Mnet으로 옮겼다. 보다 자유로운 제작 환경과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난 이들이다.
안인배 독립제작사협회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 회장은 “국내 콘텐츠가 중국, 일본, 유럽, 나아가 미주까지 팔리고 있다. 한국 시장은 너무 작다. 질 좋은 콘텐츠를 위해서 좋은 PD들이 밖으로 나와 새로운 도전을 하고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면서 “PD들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이 방송사가 아닌 제작사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태양의 후예’, ‘별에서 온 그대’, ‘아이리스’ 등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