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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문화홀에서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에 선정된 넷플릭스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상만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기자간담회 진행은 박도신 부집행위원장이 맡았다.
넷플릭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영화다.
‘전,란’은 박찬욱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연출을 맡은 김상만 감독은 1998년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미술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했으며 ‘공동경비구역 JSA’로 대종상 미술상을 수상했다. 이후 ‘걸스카우트’로 감독 데뷔했으며 ‘심야의 FM’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천영 역의 배우 강동원, 종려 역 박정민을 비롯해 선조 역 차승원, 범동 역 김신록, 자령 역 진선규, 겐신 역 정성일까지 호화로운 캐스팅 라인업으로 눈길을 끈다.
김상만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도움에 대해 “박찬욱 감독님과는 ‘JSA’ 미술감독 했을 때 처음 뵀었는데 그 시점에 제가 입봉은 못했지만 연출로서 입봉을 앞두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감독으로서 스승같은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번 작품에서 감독님이 그간 해왔던 작품들 속에서 저의 장점을 봐주신 건지 먼저 이 작품을 제안을 해주셨다. 이 작품의 구체적 부분은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굉장히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감독님이 시나리오 완성 이후에 각색 작업을 하면서 계속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그렇게 ‘동조자’ 촬영하며 바쁘신 중에도 새벽에 일어나셔서 일일이 시나리오를 보시고 컨펌해주시면서 이야기 나눠주셨다. 그 에너지가 참 존경스럽다 생각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현장에 자주는 못 오셨지만, 현장에 오실 때 한 번 정확히 대사, 동원 씨 디렉션에 도움을 주셨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 감독은 박찬욱 감독이 현장에 왔던 날 강동원의 대사 표현에 디렉션을 줬던 일화를 소개하며 강동원에게 따로 그 당시 상황 전달을 부탁하기도.
이에 강동원은 “아마 박 감독님이 처음 현장에 오신 날이었을 거다. 제가 연기를 하고 모니터로 돌아왔는데 ‘거기 그건 단음이 아니라 장음이다’ 해서 ‘네?’ 대답했다 처음에”라고 떠올려 웃음을 안겼다. 강동원은 “당시 대사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장원 급제’라는 단어였을 거다. ‘장원 급제’를 말하고 모니터로 돌아왔더니 거기 단음이 아닌 장음이라며 ‘장~원 급제’라고 정정해주셨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놔 포복절도케 했다.
김상만 감독은 “더 놀란 건 그 다음에 동원 씨가 대사의 장음 단음을 전부 체크해오셨더라. 감독님도 감독님이지만 동원 씨도 대단하다”며 “그런 디테일들이 저에게 충격적이었던 좋은 가르침이었다”고 회상했다.
차승원 역시 “제가 지금 박찬욱 감독님 영화를 찍고 있다”며 “도저히 포인트를 둘 수 없는 대사인데 포인트를 두라고 하시더라. 그런 것들에 심하게 꽂히시는 게 있는 것 같다. 디테일 이야기, 장음 단음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이 났다”고 첨언해 폭소를 유발했다.
‘전,란’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작품 최초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돼 주목받고 있다.
한편 ‘전,란’은 10월 11일 넷플릭스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