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세 달 뒤 학원 관계자들은 정가은에게 “선생님을 만나러 갈 때가 됐다”며 깊은 산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이들을 따라간 정가은은 “산의 한 면이 전부 잔디로 깔려있는 그야말로 별천지가 펼쳐졌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으로 불리던 남성은 노천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수영복만 입고 앉아 있었다”며 “더 놀라운 것은 여자들 역시 수영복만 입고 그 선생님의 예쁨을 받으려고 주변에 모여 있었다”고 회상했다.
같이 수업을 듣던 한 언니는 “이 모든 게 선생님을 위해 준비한 것”이라며 “모델 수업도 선생님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정가은은 그제야 모델학원의 실체를 직감했지만, “목표가 모델이라 워킹만 배우려 했다”고 당시 느낀 감정을 전했다.
어느 날 정가은이 목과 허리에 통증이 생기자, 학원 언니는 “선생님이 한 번 만져주면 낫는대”라는 말을 건넸다. 이에 정가은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선생님을 찾아갔으나 자리에 없어 결국 만나진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정가은은 그러면서 “며칠 후 TV 시사다큐 프로그램에서 ‘선생님’의 존재와 ‘별천지’였던 장소가 소개됐고, 그곳이 사이비 종교단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많은 여성이 선생님이라는 교주에게 성적인 피해를 보았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정말 다행인 게 선생님을 못 만나고 온 것”이라며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정가은이 찾아간 선생님이 JMS의 정명석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JMS 신도들은 정명석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대학가에서 키가 170㎝ 정도 되는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가은의 일화도 이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JMS를 30여년간 추적해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지난 7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여고, 특히 여대 앞에서 키 크고 예쁜 여자를 기다리고 있다가 그런 예쁜 여성이 있으면 다가가서 ‘모델 혹시 하지 않겠느냐’라며 포섭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델 학원에서 워킹 연습을 시키며 서서히 친밀감을 만든 다음에 우리 성경 공부하는데 너도 같이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한 뒤, 교리 교육을 통해 ‘정명석이 재림 예수다. 메시아다’라고 세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쁜 여성일수록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어느 정도 교육이 됐다 싶으면 정명석에게 면담이라는 이름으로 면담을 시키는데 그러면 바로 성폭행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명석은 수많은 여성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아 2018년 출소했고, 최근 신도였던 여성들에게 다시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