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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야' 느낌 아니까..2%의 아쉬움을 채우는 관전포인트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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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기자I 2013.11.11 10:21:07

이연희 옥택연 주지훈..CF 보는 듯한 비주얼은 덤
구잘 마동석..'결혼전야' 웃음 폭탄 담당
고준희 이희준..현실적인 고민 가장 많이 녹여내
김효진 김강우..실제 기혼자들의 내공있는 연기

배우 고준희, 이희준, 구잘, 마동석, 이연희, 옥택연, 김효진, 김강우가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결혼전야’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결혼 일주일 전. 해보진 않았지만 알 것 같다. 요즘 유행어대로, 그 느낌 아니까. ‘메리지 블루’라는 결혼 전 겪는다는 일종의 우울증이 뭔지 알 것 같다.

결혼은 새 삶이다. 당연히 긴장이 될 거다. 전보다는 나의 삶이 줄어들 거다. 이걸 포기하는 게 맞나, 저걸 선택하는 게 옳은가, 갈등과 고민이 반복될 될 거다. 앞으로의 모든 시간도 ‘2인용’으로 쓰게 될 거다. 새삼 ‘1인용’이었던 그의 과거가 신경 쓰일 거다. 평생을 약속한 그를 보며 설레도 모자랄 판에, 낯선 누군가에게 두근거림을 느꼈다면 이것 만큼 우울한 상황도 없을 거다. ‘인생에 한번은 냉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댔어’라는 누군가가 해준 말이 신의 계시처럼 들릴 수도 있다.

영화 ‘결혼전야’는 이런 모든 상황에 놓인 결혼을 앞둔 커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연희와 옥택연, 고준희와 이희준, 구잘과 마동석, 김효진과 김강우가 각각 예비 부부로 출연해 4가지 에피소드를 채웠다.

결론부터 말해 ‘결혼전야’는 2% 아쉬운 영화다. ‘메리지 블루’는 유경험자는 물론 비경험자에게도 낯설지 않은 ‘그 느낌’이다. 그래서 어떤 영화보다 현실감이 중요했다. 촌철살인의 대사나 정말 있을 법한 상황이 연출돼야 했지만 ‘결혼전야’는 오히려 이상세계 어딘가의 이야기를 그리는 듯한 판타지도 담고 있다. 영화를 보며 관객이 웃다가도 고개를 젓고, 눈시울을 붉히다가도 냉정을 찾을 순간이 간혹 있을 법하다. 그럼에도 ‘결혼전야’는 보면 후회하지 않을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있다. 커플 별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결혼전야’ 스틸.
◇이연희 옥택연, 빤하지 않은 결말

배우 주지훈은 ‘결혼전야’의 ‘쌍쌍 커플’ 사이에 낀 유일한 ‘불청객’이다. 극중 제주도 관광가이드로 등장하는 주지훈은 “세상에 저런 안내원이 어디있어”라는 생각이 들만큼 끌린다. 이연희는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마지막 꿈을 이루기 위해 제주도를 찾은 네일아티스트로, 옥택연은 그의 10년 연인이자 잘 나가는 요리사이자 예비남편으로 출연한다.

이제부턴 빤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이연희는 주지훈에게 빠지고, 주지훈은 이연희를 놓치고 싶지 않다. 문제는 옥택연이다. 결혼은 의리고 삶은 동지애로 헤쳐나간다는 옥택연의 말을 이연희가 들을 것인지, 인생에서 가장 냉정한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인지, 그 결말은 생각보다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들 커플로만 넘어오면 CF 혹은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착각을 일으키는 이연희와 주지훈, 옥택연의 비주얼은 덤이다.

‘결혼전야’ 스틸.
◇구잘 마동석, 시종일관 웃음 폭탄

구잘과 마동석은 국제 결혼을 하는 커플로 등장한다. 구잘은 아쿠아리움에서 일하는 ‘인어’로, 마동석은 외모와 달리 꽃을 사랑하고 풀을 가꾸는 꽃집 아저씨로 나온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유일한 삶의 창구는 결혼 뿐이라는 현실을 꼬집으면서도 이들 커플은 ‘결혼전야’의 웃음 폭탄을 장착했다.

구잘의 극중 서툰 한국어 실력 때문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도 터진다. 결혼을 앞두고 긴장한 예비 남편이 갑자기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자신의 ‘물건’ 때문에 말 못할 고충에 시달리는 에피소드도 즐길 만 하다. ‘신스틸러’ 다운 마동석의 일품 연기력이 빛을 냈다.

‘결혼전야’ 스틸.
◇고준희 이희준, 돌직구 에피소드의 끝

고준희와 이희준은 앞선 두 커플에 비해 가장 현실적인 고민을 담고 있다. 일단 아이가 있다. 클럽에서 만난 두 남녀가 첫 눈에 반해 하룻밤을 보냈는데 아이가 생겼다. 그래서 결혼을 서두른다. 그런데 여자는 이 사실을 부모님에게 말할 수 없다. 아버지가 교회 목사다. 세상 가장 순수한 여자가 자신의 딸이라고 믿는 아버지다. 아이 때문에 결혼하는 게 맞나, 이 사람을 평생 믿을 수 있을까, 부모님에게는 뭐라고 말해야 하나, 갈등이 시작되고 일은 꼬인다.

남자도 힘들다. 예비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은 넘치는데 다 맞춰주자니 열 받는다. 까탈스럽게 나오는 자신의 엄마도 콘트롤이 안 되고 ‘따님’의 이중성을 모르는 예비 장인어른과도 담판을 지어야 한다. 두 커플이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과정은 요즘 결혼을 앞둔 모든 이들이 겪을 만한 일들을 보여준다.

다만 여느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올 만한 ‘갈등 봉합 방식’은 식상함을 남긴다.

‘결혼전야’ 스틸.
◇김효진 김강우, 속시원한 언니 오빠

앞선 세 커플이 서툰 표현법과 조심스런 행동으로 서로에게 다가갔다면 김효진과 김강우가 보여주는 모습은 한 마디로 속이 시원하다. 뭘 좀 아는 언니와 오빠의 볼 것 다 본 연애 이야기 같다. 헤어졌다 다시 만난 커플이 그렇듯, 늘 똑같은 문제로 싸움이 벌어지고, “널 다시 만난 내가 XXX이지”라는 늘 똑같은 멘트로 결론이 난다. 하지만 결국 “널 내가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으로 서로를 안고 끝나는 것도 늘 똑같은 엔딩이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엔 새로움이 없어도 김효진과 김강우가 보여주는 연기 호흡은 새롭다. 영화 ‘돈의 맛’에서도 만난 두 사람은 새로운 장르에서 전혀 다른 호흡법을 보여줬다. 비뇨기과 여의사와 2군 야구선수의 조합도 이색적이고 이러한 설정 덕에 두 사람이 주고 받는 티격태격의 대화에도 30대의 솔직함이 묻어있다. 실제로도 유부남과 유부녀인 두 사람의 연기라 더욱 농익게 다가온다.

‘결혼전야’는 2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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