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구역’ 뮤어필드에서 쓰레기 수거했던 매슈, 역사적 티 샷

주미희 기자I 2022.08.04 12:11:18

스코틀랜드 대표하는 골퍼 카트리오나 매슈
275년 만에 여성에게 문 연 뮤어필드에서
역사적인 첫 티 샷…4일 오후 2시 30분 티오프

카트리오나 매슈(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베테랑 여자 골프 선수 카트리오나 매슈(53)는 어린 시절 뮤어필드에서 열린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 디오픈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그는 “내가 기억하는 뮤어필드에서의 첫 번째 순간은 쓰레기를 주웠던 일”이라면서 “이후 스코어보드를 들고 다니는 자원봉사도 몇 번인가 했다”고 말했다.

매슈는 4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이스트 로디언의 뮤어필드 골프장(파71)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총상금 730만 달러) 1라운드에서 역사적인 첫 티 샷에 나섰다. 전 브리티시 여자오픈 챔피언인 그는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인 루이즈 덩컨, 소피아 슈버트(미국)와 함께 AIG 여자오픈 첫 조로 플레이했다. 긴장한 탓인지 매슈는 1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뮤어필드는 줄곧 남성 회원만 받다가 개장(1744년) 273년 만인 2017년에야 여성 회원에게 문을 열었다. 1744년 건립 후 남성 전용 클럽이었던 이곳은 여성 차별을 하는 장소라는 이유로 2013년 이후 디오픈 개최지에서 제외됐다.

2016년에 여성 입회 허용 여부를 놓고 회원 투표가 시행됐으나 당시에는 전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됐다. 이후 2017년 재투표가 이뤄져 80% 이상의 찬성률로 여성 회원 가입을 승인했고, 이후 2년이 지난 2019년 하반기가 돼서야 처음으로 여성 회원이 뮤어필드 코스에 입성했다. 여자 브리티시 오픈(AIG 여자오픈)을 여는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다.

매슈는 뮤어필드에서 열리는 첫 여성 메이저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첫 티 샷을 한 것에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매슈는 “처음 투표 결과에 실망했지만 여성 회원들에게 문을 연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뒤를 돌아보기보다는 앞만 봐야 한다.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골프는 더 많은 전통을 갖고 있을 것이고, 우리는 시대에 따라 점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AIG 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선수는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톰 왓슨, 닉 팔도, 어니 엘스, 필 미켈슨 등과 함께 뮤어필드에서 열린 디오픈(브리티시 오픈) 우승자 명단 16명과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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