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감독 내정
전력강화위원 박주호, 선임 뒷이야기 밝혀
"12인 명단에 안 되는 감독 다수 포함됐다"
"마쉬 선임 실패한 뒤 위원회는 없어졌어야"
| 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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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이 결정된 가운데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대표팀 감독 최종 후보군을 꾸리는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 중 한 명인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임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전했다.
스위스, 독일 등 해외 무대에서 뛰었던 박주호는 루벤 아모림, 제시 마쉬, 바스쿠 세아브라 감독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특히 마쉬 감독과는 깊은 대화를 나눴던 만큼 협상 실패의 충격은 컸다고 말했다.
박주호는 “지난 3월에 마쉬 감독과 접촉했고 다른 팀 제안도 있으나 ‘난 한국이다’라고 말했기에 아쉬웠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마쉬 감독과의 (본격적인 협상이) 끌어진 이유는 처음에 추천했을 때 다들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가 누군지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박주호는 녹화 중 홍명보 감독 선임 소식을 제작진에게 전해 듣기도 했다. 그는 놀란 얼굴로 진짜냐고 되묻기도 했다. 회의 초반 후보군에 올랐던 국내 지도자에 대해선 “모두 소속팀이 있는 분들이셨고 당사자는 몰랐다”라며 “대한축구협회가 먼저 해당 감독님과 이야기하고 진척이 되면 소속팀과 팬들에게 잘 이야기하는 과정이 있어야 했는데 ‘이게 과연 알맞은가?’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 정해성 축구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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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의 황선홍 감독이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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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에 걸친 임시 감독 체제에서도 말했다. 박주호는 “해외 사례를 봐도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A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는 건 당연하나 현실적으로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당시 임시 감독 후보에 황선홍, 박항서, 김도훈 감독이 있었다고 말하며 “1, 2, 3순위를 적자고 하더라”라며 “감독을 어떻게 투표로, 다수결로 정하느냐. 결국 그렇게 진행됐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임시 감독직으로 인해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진 않으나 올림픽을 준비하는 감독을 잠깐이라도 이렇게 쓰는 건 이해가 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박주호는 더 적극적으로 회의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이야기가 나오면 ‘왜 그렇게 생각하시느냐?’라고 되묻고 훈련 세션 이야기도 했는데 어떤 분은 ‘그게 다가 아니야. 주호 너는 지도자를 안 해봐서’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도자 여부를 떠나 수많은 감독을 겪어봤다”라며 “훈련을 몇 번 해보면 지도자의 철학, 요구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도자의 축구 스타일이 훈련 철학에 얼마나 녹아들어 있는지를 보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전력강화위원회 내부에서 국내 지도자를 강력하게 주장하던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회의 내용 유출하지 말자’고 해도 내용 일부가 바로 유출됐다”라며 “관심사가 높고 오픈될 수 있는 상황이기에 10~20% 정도의 진행 방향은 밝히자고도 했다”라고 말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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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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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가 마쉬 감독, 헤수스 카사스 감독과 연달아 협상에 실패한 뒤 전력강화위원회는 원점에서 감독 선임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박주호는 최종 12인 후보군을 봤을 때 괜찮은 인물이 없거나 (상황이) 안 되는 지도자들이 많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 협상에 실패한 카사스 감독도 다시 포함됐다고도 밝혔다. 또 마쉬 감독과의 협상에 실패한 뒤에는 전력강화위원회가 무의미해졌기에 진작 없어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지난 7일 차기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HD 사령탑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2013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 당시 한국은 1무 2패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동안 대표팀 감독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릴 때마다 줄곧 거절 의사를 밝혀왔던 홍 감독이 시즌 중 울산을 떠나게 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특히 울산 팬을 비롯한 K리그 팬들은 자국 리그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