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어머니의 눈물 "요삼아, 좋은 데로 가라"

노컷뉴스 기자I 2008.01.02 16:40:50

[노컷뉴스 제공] 이제는 모든 걸 체념한 모습이었다.

최요삼 선수가 입원한 송파구 아산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앞둔 최 선수의 어머니 오순희(65) 여사는 조용조용 말을 이었다.

오 여사는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그냥 좋은 데로 가라는 말만 했다. 이제는 억장이 다 무너져 내려서 입도 열리지 않는다"며 마른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작은 희망이나마 가지고 계시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이제는 모든 가능성을 포기"했다고 힘 없이 답했다.

그러나 오 여사는 곧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는지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았다. 아들과 나눴던 마지막 순간이 못내 아쉬운 듯 "시합 날 밥 차려주며 '잘하고 와'라고 한 마디 한 게 다인데 그게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잃은 뒤 지난 10년 동안 한 달도 빠지지 않고 다달이 어머님께 생활비를 보내주던 아들은, "나는 어떻게 돼도 괜찮은데 엄마는 편하게 지내야 한다. 먹고 싶은 거 입고 싶은 거 다 해주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오 여사는 "못난 부모에게 그렇게 잘하고 가버려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평소 주위 사람들에게 정 많고 배려심 깊었던 아들이기에, 가족들은 최 선수의 뇌사판정 이후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아들의 뜻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아무리 곰곰이 따져봐도 장기기증이 옳은 선택인 것 같았다.

오 여사는 "아들은 항상 자신이 주위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제는 자신이 도울 차례라고 생각할 것이다. 장기를 기증하면 9명이 살 수 있다고 하는데 흙으로 가는 마당에 마지막으로 좋은 일 하고 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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