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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아스날과 홈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개막 2연패 후 4연승을 달린 맨유(승점 12)는 단숨에 5위로 뛰어올랐다. 이날 5연승 뒤 첫 패배를 당한 선두 아스널과 승점 차는 3점으로 좁혀졌다. 선두 경쟁 싸움에 합류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주인공은 ‘1억유로 사나이’ 안토니(22)였다. 2000년생 브라질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젊은 윙 포워드인 안토니는 전반 35분 마커스 래시포드의 패스를 받아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가 안토니의 EPL 데뷔전임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좋은 신고식은 없었다. 안토니는 후반 13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교체돼 아웃되기 전까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보여줬다. 골 결정력은 물론 과감한 돌파와 탈압박 능력도 확실히 보여줬다.
지난 시즌까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1부리그) 아약스에서 활약했던 안토니는 빼어난 실력 덕분에 여러 빅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시즌 초반 2연패 늪에 빠졌던 맨유는 안토니를 데려오기 위해 무려 1억 유로(약 1354억원)나 되는 이적료를 아약스에 지불했다. 이 금액은 EPL 역대 이적료 4위 해당하는 거액이다.
안토니도 맨유를 간절히 원했다. 맨유에는 자신을 아약스로 이끌어준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자리하고 있었다. 주급도 아약스 시절보다 10배가량 인상됐다. 안토니는 맨유에 가기 위해 아약스 팀훈련에도 불참하기까지 했다.
결국 그토록 바랐던 맨유 유니폼을 입게 된 안토니는 첫 경기부터 1억 유로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적 당시 ‘오버페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데뷔전 이후 반응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로 바뀌었다.
브라질 상파울루 외곽 빈민가인 오사스코에서 태어나고 자란 안토니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최근 인터뷰에서 안토니는 “내가 살았던 곳은 ‘인페리뉴’(작은 지옥)이라고 불렸다”며 “갱단, 마약, 무기가 가득했고 집 밖에선 살인이 종종 일어났다. 경찰들에게 쫓기는 범죄자 모습은 거의 매시간 볼 수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 안토니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던 이유는 축구였다. 변변한 신발도 없어 맨발로 공을 차면서 축구선수로서 성공하는 꿈을 꿨다.
안토니는 “축구에서의 압박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다”며 “어린 시절 고난을 감안하면 축구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내게는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안토니는 빅리그 데뷔전이었음에도 주눅이 들거나 긴장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인 과감함과 적극성이 경기에서도 확실히 나타났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맨유 팬들은 안토니가 교체돼 나올 때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