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록은 넷플릭스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의 공개를 기념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전,란’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혼란스러운 시대, 어린 시절을 함께한 친우였지만 선조(차승원 분)를 지키는 최측근 무관이 된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이었지만 의병이 된 ‘천영’(강동원 분)이 적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강동원(천영 역), 박정민(종려 역)을 비롯해 차승원(선조 역), 김신록(범동 역), 진선규(자령 역), 정성일(겐신 역) 등 화려한 믿보배 캐스팅 조합과 화려한 액션, 영상미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공개 후 넷플릭스 비영어 영화 부문 글로벌 시청 3위에 등극, 현재까지도 꾸준히 톰10 시청 순위권에 들며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전,란’의 유일한 홍일점인 김신록은 극중 굳센 의지를 가진 의병 ‘범동’ 역을 맡아 당대 민초들의 입장과 민심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열연을 펼쳤다. 천민 출신의 의병 ‘범동’은 눈앞에 목표물과 도리깨만 있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질주하는 거침없는 성격을 지닌 인물로 주인공 ‘천영’과 함께 의병장 자령(진선규 분)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의리있는 인물이다. 이 캐릭터는 당초 남성 캐릭터로 기획됐지만, 김상만 감독이 3년 전 넷플릭스 ‘지옥’에서 ‘박정자’ 캐릭터를 연기한 김신록의 연기에 반해 성별을 바꿔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신록은 올 하반기 누구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던 김신록은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혔던 개막작 ‘전,란’과 더불어 25일 공개를 앞두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의 배우로 누구보다 바쁜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전,란’의 매체 인터뷰를 앞둔 전날에도 ‘지옥2’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하며 쌍방 홍보를 펼쳤다.
김신록은 먼저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지옥2’가 공개됐을 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 3년 전 부산에서 ‘지옥’ 1편이 공개돼 처음 관객분들 앞에서 마이크 잡고 ‘박정자 역 김신록’이라고 인사했던 때가 기억이 났다. 아무도 날 모르고, 나의 인사를 들을 준비가 안돼 있으실테니 당시 말을 또박또박하게 잘 들리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인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신록은 앞서 3년 전 ‘지옥’ 시즌 1편의 매체 인터뷰 당시 ‘지옥’이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인생 2막이 이제 열린 기분을 느낀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인생 2막을 실감 중이냐는 질문에 김신록은 “그렇다. 요즘 특히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완전히 다른 경험 속에 살고 있다”고 맞장구쳤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해야 하고 하고 있는 것은 물론, 광고도 찍었다. 그밖에 여러 제작발표회랄지 홍보, 스케줄, 인터뷰 등 존재조차 몰랐던 세계를 경험 중”이라며 “마치 잘 차려진 뷔페에 가면 ‘이런 맛도 있었어?’를 경험하게 되는 것처럼 지금 살면서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순간들을 맛보고 있다. 큰 기쁨이고 감사한 일이다. ‘지옥’이 만들어준 인생의 2막 덕에 ‘전,란’이란 좋은 작품도 만난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고되고 힘들지만 어느 때보다 만족스러운 근황을 전했다.
이어 “내가 가진 역량이 때를 만나서 하나의 기회로 찾아온 것은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은 ‘전,란’의 캐스팅 라인업을 생각하면 어떻게 내가 이런 배우들과 같이 연기를 해볼 것이라 생각이나 했겠나. 정말 좋은 때를 만났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지옥’을 만나기 전까지 겪은 오랜 무명시절을 이겨낼 수 있던 원동력도 털어놨다. 그는 “모든 예술이 그럴 수 있겠지만, 연기를 대할 때 목표 같은 게 좀 없었던 거 같다. 그냥 연기가 뭘까, 어떻게 하면 이런 방식으로 해볼 수 있을까, 다른 깨달음이 오면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시간이 흐른 것 같다”며 “그런 고민이 작품(일)과도 우연스레 맞물리게 되더라. 연기를 넘어 공연예술이 뭘까 고민하면 다른 공연 장르와 협업을 하게 된 것 같고. 목표를 이루지 못해서 고민한 적은 없던 것 같다. 돈이 고민되면 강의와 맞물려 돈도 벌고 생활도 하고 그렇게 흘러왔던 것 같다. 어려웠지만 고되고 즐거웠다”고 되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