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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엄마도 여자다.’
영화 ‘경축! 우리사랑’(감독 오점균, 제작 아이비픽쳐스)은 이 같은 아주 단순한 진리에서 출발한다.
쉰 살의 봉순씨(김해숙 분)는 노래방 운영과 하숙을 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억척 아줌마. 꾸미고 치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항상 뚱하고 무기력한 표정으로 생활에 찌들어있다.
그러던 봉순씨에게 어느 날 갑자기 봄이 찾아왔다. 상대는 건실한 세탁소 청년 구상(김영민 분). 그는 봉순씨 집의 하숙생이자 딸(김혜나 분)의 남자친구다. 철없는 딸이 무작정 결혼하겠다고 우기다가 취직이 되자 아무 생각 없이 집을 나가버려 순식간에 버림 받은 구상에게 봉순씨는 연민의 감정을 먼저 느낀다. 술 취해 길에 쓰러진 구상을 업고 집으로 들어가던 길 구상의 숨결이 봉순씨의 목덜미에 닿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그날 밤 봉순씨는 구상을 덮친다(?).
하룻밤의 거사로 새 생명까지 얻게 된 봉순씨는 스스로도 잊고 살았던 사실, ‘나도 여자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제 봉순씨는 누군가의 ‘엄마’, ‘아내’, ‘아줌마’라는 이름이 아닌 진짜 자신의 이름을 찾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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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봉순씨를 멀리하던 구상도 때로는 편안하고 때로는 귀엽기도 한 봉순씨의 매력에 눈을 뜨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시작된다. 사랑에 빠진 봉순씨는 수줍은 새색시마냥 설레는 표정을 감출 수 없다. 사랑은 그렇게 봉순씨의 차림새나 걸음걸이, 목소리까지 바꿔놓는다.
봉순씨와 구상의 사랑은 봉순씨 남편(기주봉 분)과 딸에게 위협받지만 시련을 겪으면서 더욱 굳건해진다. 결국 남편은 딸에게 “우리가 엄마를 이해해야해”라며 봉순씨의 막무가내 사랑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봉순씨는 여자로서 삶을 살아간다.
봉순씨는 21살 연하의 청년과 사랑에 빠지지만 최근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듯 신데렐라 스토리는 아니다. 외려 봉순씨는 없는 돈 쪼개 중절수술 비용을 내밀며 괴로워하는 구상에게 “내가 알아서 할게. 네 뱃속에 있는 것도 아닌데, 모른 척 하고 있어”라고 쿨하게 말한다. “이 나이 되면 한번만 해봐도 다 알아”라는 대사도 철없는 딸을 하지 못하는, 봉순씨의 연륜에 의해서만 나올 수 있는 말이다.
그래서 봉순씨의 사랑은 '부도덕한 로맨스'지만 구질구질한 불륜 이야기가 아닌 화려한 외출이고 '경축' 받아야할 하늘의 축복이다.
엄마에서 여자까지, 변화하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낸 봉순씨 역의 김해숙은 “우봉순이라는 극중 아줌마는 쉰 살의 내 또래 여자였다. 그래서 아줌마의 사랑이 추하게 보여질까봐 걱정했다. 내 또래 여자분들이 보셔서 공감을 느꼈으면 한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경축! 우리사랑’은 “우리나라 어머니, 아주머니들이 유별나게 힘들게 사시는 것 같다. 그분들에게 바치는 가벼운 응원가”라는 오점균 감독의 말처럼 나보다 가족이 먼저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우리네 어머니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다. 4월10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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