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권투 중흥을 위해 링 위에서 목숨을 바친 고(故) 최요삼 선수의 장례식위원장 등 영결식 절차가 우여곡절 끝에 정해졌다.
한국권투위원회(KBC)와 권투인 모임인 한국권투인협회(회장 홍수환)은 3일 오후 6시 최요삼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장례식위원장에 김철기 KBC 회장과 홍수환 권투인협회장이 공동으로 맡는 등 영결식을 함께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 4일 장례식은 최요삼의 친동생 최경호 씨를 중심으로 가족이 치르게 되고 오는 5일 오전 6시부터 열리는 영결식은 KBC와 권투인협회가 함께 권투인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건강보호기금(건보금을 놓고 으르렁거렸던 양 측이 최요삼의 장례식에서 잠정적인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모양새다. 양 측은 당초 최요삼의 장례식 주관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당초 KBC가 단독으로 김철기 회장을 장례식위원장으로 세워 이날 오후 4시 장례식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홍수환, 장정구, 유명우 등 권투인들은 이에 반발했고 홍수환 회장을 장례식위원장으로 일부 매체에 소개하기도 했다.
최요삼 가족 부탁, 한국권투위원회 · 권투인협회 일단 화해
양 측의 갈등은 최요삼 가족의 간곡한 부탁으로 일단 수그러들었다. 최요삼의 친동생 최경호 씨는 이날 "형님의 장례식장에서 싸움장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만일의 경우 권투인장을 취소하고 가족장으로 가겠다"며 강경한 입장과 함께 양 측이 공동으로 주최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KBC는 4시 회견을 취소하고 권투인협회와 2시간 가까운 협의 끝에 공동 회견을 도출했다.
홍수환과 김철기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무엇보다 요삼이가 편안하게 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요삼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권투 중흥을 이끌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홍회장은 갈등의 원인인 바닥난 KBC의 건보금에 대해 "이 자리에서는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면서 "추후에 의견을 교환해 나갈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김철기 KBC 회장도 "건보금 문제는 철저히 조사를 거쳐 유용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서둘러 해답을 냈다.
권투인협회는 지난달 27일 복서들의 대전료 1%를 적립해 만들어진 건보금이 바닥이 났다며 KBC를 성토하는 회견을 가진 바 있다.
영결식은 5일 오전 7시 발인으로 시작해 최요삼의 소속체육관인 서울 광진구 숭민체육관과 의정부 생전 집을 방문하는 노제를 거친다. 최요삼은 낮 12께 경기도 성남 화장장에서 화장을 한 뒤 오후 3시께 안성시 일죽면 화곡리 유토피아추모관에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