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은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이하 ‘달짝지근해’)의 개봉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 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 분)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사극부터 코미디, 활극, 누아르, 스릴러 등 장르 불문한 활약을 펼쳐온 충무로의 보물 유해진. ‘달짝지근해’는 유해진이 데뷔 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코믹 로맨스에 도전한 작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를 ‘주인공 유해진’으로 각인시킨 첫 영화 ‘럭키’(2016)에서도 조윤희와의 러브라인 기류가 있었으나, 코믹보다 ‘로맨스’에 방점을 둔 작품의 주인공으로 나선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
또 원조 미녀의 아이콘이자 안방 여왕 김희선이 20년 만에 택한 스크린 복귀작으로, 처음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 빚어낼 어른 로코 케미에 관심이 높다. 올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 유일하게 출사표를 내민 로맨틱물이기도 하다. ‘완득이’, ‘증인’ 등 울림있는 작품들로 휴머니즘을 전했던 이한 감독의 새 작품이다.
시사회 이후 대체로 호평 일색인 ‘달짝지근해’는 전날 열린 VIP 시사회 이후 뒷풀이 현장도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진은 “전작 ‘올빼미’ 같은 경우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고, 웃음이 그렇게 많이 필요한 작품이 아니었는데 ‘달짝지근해’는 웃음이 필요하고 중요한 작품이라 반응을 보고 듣는 게 더 두려웠다”며 “제가 재미있게 비춰졌으면 좋겠다 생각한 장면들을 주변 분들도 재미있었다 말해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VIP 시사회에 참석한 윤제균 감독으로부터 문자로 극찬을 받은 일화도 전했다. 유해진은 “윤제균 감독님 같은 경우는 문자로 제게 ‘팩트만 보냅니다’라며 ‘이한 감독님의 작품 중 최고 같다’고 말씀해주셨다”라며 “제겐 다음은 정통 멜로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말씀하시더라. 결정적으로 많이 웃었고, 세 번 이상 울었다는 반응도 보여주셨다. 다만 저는 반만 귀담아 들으려 한다. 이랬다가 반응이 확 떨어지면 받는 상처와 타격감이 솔직히 크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발판 삼아 다음에 실제로 정통 멜로에 도전해볼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선 “장르를 떠나 시나리오 만을 본다. 이야기가 좋다면 그 안에 사랑이 담겨있든 어떻든 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영화가 세대를 넘어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도 전했다. 유해진은 “제 나름대로는 이 영화가 새콤한 사랑 영화로 보여지면 좋겠다”며 “이한 감독님의 통통 튀는 시나리오와 따뜻한 면이 합쳐 새로운 매력이 나온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 역시 이 영화를 찍으며 묻어뒀던 순수한 사랑의 기억과 감정을 상기할 수 있었다고도 전했다. 나이가 들고 여러 감정과 자극에 무뎌지며 잊고 있던 순수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환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작 및 외화 블록버스터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 영화 시장을 지탱하는 미들급 ‘허리 영화’로서 이 영화가 잘되길 바라는 진심도 덧붙였다.
유해진은 “개인적으로는 지금 극장가의 큰 한국 작품들이 지금보다 훨씬 잘됐어야 한다고, 더 잘됐으면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그리고 이 영화가 허리 영화로서 2등 혹은 3등을 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솔직히 했다. 이 영화가 잘돼야 블록버스터가 아닌 다양한 작품들이 앞으로 투자 받을 수 있고, 관객들도 보다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큰 곳은 큰대로 잘 되고, 우리같은 소소한 영화도 잘되어야 그런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가 또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블록버스터도 중요하지만 우리같은 ‘안’블록버스터도 매우 중요하다. 편하게 볼 수 있고, 보고 나서 생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이런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같은 허리급 영화가 ‘hurry’하게 중요하고 생각한다”는 재치있는 답변으로 진심을 강조했다.
한편 ‘달짝지근해’는 오는 15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