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더 문’의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8월 개봉을 앞둔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쌍천만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처음 도전한 우주 프로젝트이자, 국내 최초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작품으로 일찍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전작 ‘신과함께’에서 호흡을 맞춘 도경수가 달에 고립된 주인공 ‘황선우’로 분해 김용화 감독과 재회했다.
도경수는 그룹 엑소(EXO)의 멤버로 이미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데다 다수의 드라마,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하며 주연 배우로서도 단단히 입지를 다진 상태다. 하지만 ‘더 문’과 같은 대작 상업영화의 원톱 주인공에 도전한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에 비해 영화의 주연 배우로는 생소한 얼굴에 가까웠던 도경수를 다른 충무로 스타 배우들을 제치고 기용한 건 김용화 감독에게도 일종의 도전이었다.
김용화 감독은 “첫 영화를 만들 때부터 한결같은 마음가짐인데, 내 개인적으로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노 바디’의 인물이 아닌 이상 영화의 주연을 맡긴다면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포텐셜을 지닌 배우가 하는 게 더 유리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도경수는 이미 엑소의 멤버이자 배우로 인지도가 충분히 높지만, 당시 영화배우로서의 스타성을 완전히 발휘하진 않았던 상태다.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그의 얼굴이 어떨지 상상되는 고착화된 이미지가 없었기에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그를 캐스팅하기로 결정한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영화를 보고 난 다음 ‘더 문’의 주인공은 도경수가 아닌 사람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란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며 “대중이 예상하지 못한 다른 면모를 연기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작품과 배우 모두에 일으키는 시너지가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이미지가 형성된 스타 배우와 작업을 할 때도 기존에 그 배우가 보여줘 온 이미지들과는 확실히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철학은 20년간 영화계를 지키며 수많은 히트작들을 쏟아낸 김용화 감독의 필모그래피 면면에도 녹아있다. 당대 최고의 청춘 스타이자 미남 배우로 주인공을 휩쓸던 이정재를 철저히 망가뜨리고 웃긴 ‘오! 브라더스’, 신인이던 김아중을 정상급 배우로 올려놨던 영화 ‘미녀는 괴로워’ 등이 대표적이다.
김용화 감독은 특히 ‘더 문’으로 도경수와 작업하며 몰랐던 그의 새로운 재능들을 발견했다고. 김 감독은 “도경수 배우가 이렇게 몸을 잘 쓰는 배우일 줄은 몰랐다”며 “사실 ‘더 문’의 황선우를 만들 때 처음부터 몸을 잘 쓰는, 액션에 능한 배우를 캐스팅해야겠다 생각하진 않았지만 와이어 신 등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의외의 지점들을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도경수가 엑소라는 것, 엑소의 히트곡 ‘으르렁’도 ‘신과함께’로 처음 만나 그때서야 듣게 됐다. 그렇게 춤 잘추고 노래 잘하고 재능이 많은 친구인 줄 몰랐다”며 “무술팀, 와이어팀도 도경수의 재능에 전부 놀랐다. 작품 속 상황 특성상 체력과 운동신경이 좋지 않으면 소화해내기 어려운 장면도 많았는데 그걸 너무 잘 해내더라”고 칭찬했다.
한편 ‘더 문’은 8월 2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