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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싣는 순서>
①여운혁 국장 “이제 겨우 한숨 돌렸다”
②임정아 CP “PD는 집착해서 망한다”
③조승욱 CP “어설프게 만들거면 안 만드는 게 낫다”
④이동희 CP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
⑤윤현준 CP “‘차이’ 말고 ‘공감’ 노려라”
⑥성치경 CP “예능은 도박, 먹히는 ‘포인트’에 걸어라”
성치경 CP는 2016년 상반기 윤정수, 김숙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다. 침체기를 겪던 두 사람은 예능프로그램 ‘최고의 사랑2’에 윈도우 부부로 출연했다.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다. 윤정수는 빚더미에 앉은 남편, 김숙은 가모장적인 모습으로 사랑받았다. 김숙에 걸크러시를 조합한 ‘숙크러시’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시청률 7%를 달성하면 진짜로 결혼하겠다”는 공약이 실현될 뻔할 정도였다.
성치경 CP는 “웃자고 내건 공약이었는데 실현될까 봐 전전긍긍했다”라며 “진짜로 7%를 넘겨버렸으면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질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최고의 사랑’이 비록 화제성이 줄었으나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이 잡혔다고 말했다. “이제는 좀 편하게 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도 했다.
“어떤 예능프로그램이든 흥망성쇠를 겪습니다. 잘 나갈 때가 있으면 아닐 때도 있죠.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꾸준히 사랑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쉽지는 않죠.”
트렌드의 한계도 봤다. 성 CP가 기획한 ‘헌집줄게 새집다오’는 ‘쿡방’에 이어 ‘집방’의 유행을 예견했던 예능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유행은 단발에 그쳤다. 그는 “‘집방’은 공간 확보와, 시간, 금전적인 면에서 ‘쿡방’에 비해 제약 사항이 많더라”라며 “기대만큼은 아니더라도 ‘헌집새집’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또 우리가 사는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해주고 인테리어에 대한 팁을 시청자에 전달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자부했다.
방송사는 많다. 이와 비례해 예능프로그램도 범람이다. JTBC는 지상파 3사를 비롯해 tvN과 Mnet 등 CJ E&M 계열 케이블 채널과 경쟁한다. 성 CP는 “채널 간에 경쟁이 심화하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며 “시청자 눈높이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고 털어놨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새로운 포인트는 있다. 성 CP는 예능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경쟁사인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Mnet에서 제작한 ‘프로듀스101’을 언급하며 “인터넷 방송을 통해 출연자와 시청자가 소통한다거나 걸그룹 센터를 시청자가 직접 뽑는 방식 등은 전에 없던 포인트”라며 “나머지 부분은 기존의 방송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결국 관건은 포인트를 어떻게 잡느냐다”라고 말했다.
“‘최고의 사랑’에서 윤정수, 김숙 커플이 사랑받은 건 이들이 가진 독특한 캐릭터를 포인트삼아 부각시킨 덕이라 봅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아는 형님’ 역시 캐릭터 플레이가 성공한 사례죠.”
방송은 도박이다. 전파에 실어 내보낼 때까지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확신할 수 없다. 성 CP는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집어내는 것은 정말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만들 수는 없다”라며 “포인트를 어떻게 잡느냐, 방송을 만든다는 건 결국 그 고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