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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7일 3차 회의를 열어 황 감독에게 내달 21일과 26일 열릴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연전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기존에 지휘하던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동시에 맡는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황 감독 선임 배경에 “협회 소속 지도자이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최근 성과도 보여줬다”라며 “국제 대회 경험, 아시아 축구 이해도를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황 감독이 겸직하게 되면서 파리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U-23 대표팀엔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U-23 대표팀은 오는 4월 카타르에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나선다.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에 직행할 수 있다. 4위를 하면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소속 국가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 9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이나 파리로 가는 길이 쉬운 건 아니다. 이번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 한 조에 속하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 티켓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은 2022년 치러진 U-23 아시안컵에서 일본에 완패하며 8강에서 짐을 쌌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홍현석(헨트) 등을 소집했으나 일본을 넘지 못했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리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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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만 달라졌지 어디서 많이 보던 그림이다. 앞서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1일 1차 회의 후 ‘국내파+정식 감독 체제’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K리그 현직 사령탑도 후보군에 두겠다고 말하며 논란을 키웠다. K리그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사령탑을 뺏길 위기에 놓인 구단과 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전력강화위원회는 방향을 바꿨다. 정 위원장은 “전체적인 국민, 팬들의 정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라면서 “K리그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임시 감독으로 정하게 됐다”라며 여론을 의식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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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K리그에서 U-23 대표팀으로 대상만 바뀌었을 뿐 협회는 여전히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올림픽을 월드컵 2차 예선보다 뒷전으로 판단했다. U-23 대표팀은 수장 없이 최종 담금질에 나서게 됐고 어수선한 분위기는 덤이다. 불상사가 발생하면 피해는 오롯이 대회를 준비한 코치진과 선수단 그리고 응원한 팬들이 받는다.
정 위원장은 황 감독의 겸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가 책임진다고 해서 파리행 기회가 다시 주어지고 올림픽을 향해 달려온 이들의 아픔이 치유되는지 의문이다. U-23 대표팀이 올림픽 진출권을 따고 돌아오더라도 자화자찬이 아닌 다시 곱씹어봐야 할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