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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신한동해오픈이 열린 일본 나라현의 고마 컨트리클럽(파71)은 오사카 시내에서 차로 약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할 수 있다. 왠지 지브리 영화 ‘이웃집 토토로’에 나올 것 같은 시골 마을을 통과하면 나오는 이 골프장의 정문에 다가가면 한국의 다보탑을 닮은 석탑을 발견할 수 있다. 코스 내에는 팔각정과 같은 형태의 그늘집이 눈에 띈다. 골프장 로고는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를 본땄다.
1993년부터 고마 컨트리클럽 지배인을 맡은 고키 다이라 씨는 “한국 골프장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초대 회장께서 고향인 한국의 이미지를 살려 골프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 설립자인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은 고국의 바람이 그리워 어린 시절 자주 보던 미루나무를 가져와 심기도 했다. 남코스 9번홀에 자리한 미루나무는 1980년부터 30년이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한동해오픈 측은 출범 40주년이었던 2020년 일본에서 대회를 개최하길 원했다. 고마 컨트리클럽은 1980년 이희건 명예회장이 만든 골프장이다. 1970년대 일본 골프장들은 재일동포들을 회원으로 받아주지 않는 등 출입을 제한했다. 천하다고 여겨지는 파친코로 부를 쌓은 동포들을 차별한 것이다. 이에 이 회장은 직접 골프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설계는 당대 최고의 골프 선수였던 게리 플레이어가 맡았다.
1981년부터는 제대로 된 골프 대회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당시 총상금은 1500만원. 신한동해오픈의 전신인 ‘동해오픈’으로 대회명을 명명하자고 결정한 곳이 고마 컨트리클럽의 클럽하우스 2층이다. ‘고국에 가려면 동해바다를 건너야 하니까 대회명을 동해오픈으로 정하자’고 결의했다.
1989년 9회 대회부터 재일동포들이 주주로 참여한 신한은행이 타이틀스폰서를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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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마 컨트리클럽은 재일동포 3세인 히라카와 하루키 씨가 오너로 있는 히라카와 상사가 인수했다. 이희건 회장이 이 골프장을 일본 사람에게 넘기고 싶지 않아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고마 컨트리클럽 측은 신한동해오픈 개최를 위해 코스를 무려로 임대했고 코스 정비, 클럽하우스 개·보수를 위해 10억원을 투자하는 등 과감하게 투자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승을 거두며 활약하고 있는 김시우(27)도 힘을 보탰다. 약 6년 만에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한 김시우는 2010년 15세 3개월 2일의 나이에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해 대회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썼으며 공동 6위로 맹활약한 바 있다.
“올해 많은 뜻이 담긴 신한동해오픈에 출전하기로 일찌감치 마음을 먹었다”는 김시우는 “국가대표 시절 플레이했던 한국 골프장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재미있는 코스”라고 말했다. 한국의 정취와 코스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재일동포 DNA가 흐르는 골프장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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