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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주말]‘도봉순’ 박형식 럭셔리 비밀 벙커를 가다

이정현 기자I 2017.03.18 11:00:00
사진=JTBC
[파주=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박형식 씨, 준비됐어요?” “네!”

배우 박형식이 큰 대답과 함께 감정을 잡기 시작했다. 웅~하는 소리와 함께 스모그 기계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곁에 있던 스태프 한 명이 종이상자를 접어 부채질하자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오케이, 가자.” 이형민 PD의 사인으로 촬영이 시작됐다.

이곳은 경기도 파주시 하지석동 원방스튜디오에 마련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세트장이다. 이데일리는 17일 극 중 안민혁(박형식 분)의 비밀 벙커로 등장하는 공간을 찾아 촬영 현장을 지켜봤다. 박형식이 혼자 앉아 도봉순(박보영 분)의 그림을 바라보며 웃음을 짓는 장면이다. 12회에 방송할 예정이다.

△‘힘쎈여자 도봉순’ 촬영 세트장을 가다

박형식의 비밀 벙커 세트는 약 50평가량의 규모다. 세트장 안에만 카메라 촬영팀을 비롯해 분장, 조명 등 스무 명 남짓한 스태프가 있었다. 밖에서 지켜보는 이를 더하면 50명이 훌쩍 넘을 듯하다. 좁은 공간에서 살을 부대끼며 촬영을 하는 터라 서로 살가워 보인다. 박형식 역시 제작진와 허물없이 지내는 듯했다. 막내 제작진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도 포착됐다.

박형식은 세트장 한가운데 마련된 작업용 테이블에 앉았다. 취재진을 보고 눈인사를 하더니 그래픽 작업용 태블릿 펜을 집어 들었다. 대사가 없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떠올려야 하는 감정신이라 다소 긴장한 듯했다. 박형식이 “이거 잘 안되는 것 같다”며 긴급히 제작진을 불렀다. 장비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었는데 현장에 있던 그래픽 전문가인 듯한 스태프가 달려왔다. 한참 동안 장비 사용법을 익힌 후 진짜 촬영에 들어갔다.

사진=JTBC
△럭셔리 캐릭터 살리는 공간, 비밀 벙커

안민혁의 비밀 벙커는 다양한 오락거리로 가득하다. 배트맨과 건담, 엑스맨 등 유명 피규어부터 만화책으로 가득한 책장이 있다. 한쪽에는 오락실에 있는 유명 레이싱 게임도 있다. 실제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오른편에는 샌드백 등 운동할 수 있는 기구도 있다. 한쪽에 진열된 고급 와인이 주인공의 성격을 대변한다.

작은 소품부터 의상까지. 모든 것은 캐릭터 안민혁에 맞춰져 있다. 잘 나가는 게임회사의 CEO인 만큼 취향도 럭셔리 하다. 상대역 도봉순이 다소 검소한 의상을 입고 생활 공간 역시 정감에 초점에 맞춰진 것과는 정 반대다. “명품으로 ‘처발처발’한 캐릭터”라는 박형식의 설명이다.

△감독 엄지 척에 박형식 함박웃음

비교적 간단한 신이라 촬영은 금방 끝났다. 세트장 밖에서 카메라로 연기를 지켜보던 이형민 PD가 세트장으로 들어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연기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박형식도 미소로 답했다.

화기애애한 현장의 분위기는 촬영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어졌다. 이형민 PD는 박형식에 대해 “습득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른 배우”라고 칭찬했다. 전작을 통해 지켜봐왔지만 예상보다 더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박형식은 “감독님의 조언 덕에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화답했다.

출연진과 제작진의 찰떡 궁합 속에 ‘힘쎈여자 도봉순’은 승승장구 중이다. JTBC 역대 최고 오프닝 시청률을 기록한 후 8%대까지 성적이 올랐다. 10%를 넘어 ‘무자식이 상팔자’가 가지고 있는 JTBC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도 갈아 치울듯한 기세다. 박형식은 “시청률 3%만 나와도 잘되는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성적표를 보고 눈이 딱 떠질 정도였다. 하지만 ‘붕’ 뜨지 않고 차분하게 연기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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