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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기의 밴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1994년 4월5일. 그룹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핵심 멤버 커트 코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그룹도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 밴드는 사라졌지만, 유산은 남겼다. 너바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뒤 새롭게 조명 받은 인물이 데이브 그롤이다. 너바나에서 드럼을 연주하며 밴드의 뒤에서 묵묵히 연주하던 막내. 커트 코베인의 그늘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드러머는 1995년 새 그룹을 만들어 다시 세상에 얼굴을 내밀어 주목을 받았다. 이 팀이 바로 푸 파이터스 (Foo Fighters)다. 데이브 그롤은 그룹의 작사·작곡은 물론 보컬에 기타리스트로 앞에 나서며 밴드를 이끌었다. ‘너바나 막내’의 반란이다.
데이브 그롤이 이끄는 푸 파이터스가 처음으로 올여름 한국을 찾는다.오는 7월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안산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에서 열릴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 무대다.결성 20주년 만에 첫 내한이다.
푸파이터스는 데뷔 후 8장의 정규 음반을 내 전 세계 2000만 장 이상을 팔아치웠다. ‘에버롱’(Everlong), ‘런 투 플라이’(Learn to Fly), ‘베스트 오브 유’(Best of You), ‘더 프리텐더’(The Pretender) 등이 히트곡이다. 이들의 음악은 ‘청량제’같다. 데이브 그롤의 거칠게 내지르는 창법과 공격적이면서 시원한 기타 연주가 맞물려 폭발력이 크다. 미국 얼터너티브 밴드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어 특히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헤비메탈 부흥 시대의 종말로 사라진 록밴드의 야성적인 사운드를 그리는 이들이 좋아할 만한 밴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확인 비행물체를 뜻하는 밴드 이름을 내세운 데이브 그롤. 이번 내한은 그의 음악적 재능을 지켜볼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너바나에 대한 추억과 현재진행형인 푸 파이터스 음악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