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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 파리올림픽 출전길 열어...우크라이나 즉각 반발

이석무 기자I 2023.12.09 13:13:04
IOC가 러시아 및 벨라루스 선수들이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IOC는 8일(현지시간) 집행위원회를 열어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공한 러시아와 대표적인 조력국가인 벨라루스 선수의 파리 올림픽 출전 기준을 확정·승인했다.

IOC는 두 나라 국적 선수 가운데 IOC 기준을 충족한 선수에 한해 ‘개인 중립선수’(Individual Neutral Athletes·AINs)라는 명칭으로 출전을 허락하기로 했다. 다만, AIN은 말 그대로 개인 자격인 만큼 단체 종목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AIN 자격으로 내년 7월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고자 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는 자국 국기를 사용하거나 국가를 연주할 수도 없다. 또한 현직 군인 등 자국의 군사 활동과 관련이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지 의사를 표명해서도 안 된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가 올림픽 출전 요건에 충족하는지는 종목별 국제 스포츠연맹(IF)에 맡기기로 했다. 현재 개인자격으로 올림픽 예선 출전을 허용하는 종목이 있는 반면 아예 봉쇄하는 종목도 있다.

아울러 IOC와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부 관리들을 올림픽에 초청하지도 않고 올림픽 경기장 출입증도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IOC는 파리 올림픽에 매우 제한된 AIN만 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엄격한 요건 탓에 실제로 AIN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설 선수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IOC는 “파리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선수가 전 세계에 4600명 정도 있으며 이 가운데 AIN은 러시아 선수 8명과 벨라루스 선수 3명을 합쳐 11명이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국가 차원에서 이뤄진 도핑 샘플 조작 혐의로 인해 2020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 자격 선수의 올림픽 참가가 금지된 바 있다. 도핑과 무관하다는 점이 입증된 선수만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으로 개별 참가했다.

우크라이나는 IOC의 이번 결정에 곧바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IOC가 본질적으로 러시아에 올림픽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청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모든 동맹국은 올림픽 원칙을 훼손하는 이 부끄러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IOC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기는 마찬가지다. 올레그 마티신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이는 스포츠 원칙에 위배된다. 그들은 러시아 스포츠가 아닌 올림픽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런 접근 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마티신 장관은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들은 올림픽에 참가할 것”이라면서 “아무리 러시아 사회를 분열시키고 선수들을 대립하게 만들려고 해도 우리는 항상 선수들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올림픽 출전 자격은 IOC의 책임”이라면서도 “우리의 책임은 국적과 관계없이 가능한 최상의 조건에서 자격을 갖춘 선수들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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