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프로복싱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가 경기를 마친 뒤 혼수상태에 빠져 결국 숨을 거두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프로복서 배기석(23.부산거북체육관)은 지난 17일 충남 예산시 예산중학교에서 열린 슈퍼플라이급(52.160kg) 한국 타이틀매치에서 정진기(20.일산주엽체육관)에게 8라운드 KO패를 당한 뒤 구토에 이어 뇌출혈 증세를 보이며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대전 을지대병원에서 5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4일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21일 오전 4시30분경 사망했다.
복싱계는 2008년 1월 고 최요삼의 사망 이후 2년 6개월여만에 다시 일어난 불상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링 사고 재발을 위해 여러가지 조치를 취했지만 결과적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세상을 떠난 배기석은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7승7패 5KO의 전적을 기록 중이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복싱에 대한 애착을 갖고 꾸준히 운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계공으로 일하면서 부모없이 80세의 할머니와 남동생을 부양하는 가장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 배기석의 장례절차는 연고지인 부산에서 밟을 예정이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대책위원회를 열어 보험금 등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