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태산은 29일 서울시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 주관 슈퍼미들급(76.20㎏) 한국 타이틀 매치에서 이준용(27·수원태풍체)을 6라운드 레프리 스톱 TKO로 꺾었다.
이로써 길태산은 한국 무대에서 5전 전승에 3KO 행진을 이어가며 새로운 한국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길태산은 카메룬 출신으로 지난해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이 된 이흑산(35·압둘레이 아싼)과 함께 카메룬 군대에서 복싱했다.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가혹 행위까지 당했던 둘은 2015년 10월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출전을 앞두고 무작정 숙소를 이탈했다.
천신만고 끝에 지난해 11월에야 난민 지위를 획득한 길태산은 한국에서 프로 복싱을 먼저 시작한 이흑산을 따라 글러브를 다시 꼈다.
길태산은 이흑산에 비해 대중에게는 늦게 알려졌지만, 복싱 실력 면에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흑산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돌주먹을 연상케 하는 무시무시한 펀치력과 바늘로 찔러도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몸집은 압도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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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태산은 이날 한국 타이틀 매치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1라운드에서 이준용의 가드가 허술한 틈을 타 묵직한 잽으로 타격을 입힌 길태산은 2라운드에서 이준용을 코너에 몰아넣고 소나기 펀치를 날렸다.
3라운드에서 이준용이 어퍼컷으로 반격했지만 길태산은 흔들림 없이 상대를 압박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이어갔다.
4, 5라운드에 이어 6라운드에서도 길태산이 이준용을 코너에 밀어넣고 펀치를 퍼붓자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키고 길태산의 손을 들어 올렸다.
국내 중량급의 1인자 이준용은 미들급(72.57㎏) 챔피언이지만 길태산과의 타이틀 매치를 위해 미들급 타이틀을 반납하고 체급을 올려 슈퍼미들급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이준용은 맷집을 앞세워 길태산과 경기 초반 난타전을 벌였으나 끝내 반격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준용의 전적은 15전 6승(3KO) 5패 4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