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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 카누 드래곤보트, 조정 3개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 ‘코리아’(영어 축약 국가명 COR)를 구성했다. 국제 종합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 성사된 것은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다.
사실 여자 아이스하키는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이라는 의미와는 별개로 결과적인 면에선 아쉬움이 컸다. 다른 나라들과 수준 차이를 드러내며 1승도 거두지 못하고 5전 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의미와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여자농구는 사상 첫 남북 단일팀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4년 전에는 한국 여자농구가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남북 단일팀은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내 농구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X조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108-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처음에 우려했던 남북 선수 간의 이질감은 찾아볼 수 없다. 훈련 성과도 기대 이상이라는 것이 코칭스태프 설명이다.
이문규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북측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것이 2주 정도인데 느낌은 한 서너 달 같이 한 것 같다. 북측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뭔가 하려는 의지가 분명해 더 그런 것 같다”며 “단일팀을 구성하면서 남측의 부족한 부분을 북측 선수들이 잘 메워주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이런 부분은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일팀 최고참이자 개회식 기수를 맡게 될 임영희(38·178cm) 역시 “우리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단일팀으로 나가기 때문에 우승한다면 더 영광스러운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북측의 에이스로 불리는 로숙영(25·181cm)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로숙영은 센터로서 키가 작은 편이지만 몸싸움이 좋아 골 밑이 약점인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로숙영은 인도네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22점 8리바운드를 기록,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또다른 북측 선수인 장미경(26·167㎝), 김혜연(20·172㎝)도 키는 작지만 다부진 스타일이라 가드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는 박지수(20·196㎝)가 대회 중간에 들어온다면 대표팀 전력은 더욱 강해진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대표팀 합류가 늦어지고 있는 박지수는 늦어도 4강전부터 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드래곤보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경기다. 한국은 처음 아시안게임 종목이 된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남자 대표팀이 출전해 1000m 동메달을 획득했다. 4년 전 인천에선 이 종목이 열리지 않았다.
당초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드래곤보트 종목에 불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과 단일팀이 꾸려지면서 메달 기대 종목으로 떠올랐다.
드래곤보트는 10명의 패들러와 키잡이, 드러머(북 치는 선수) 등 12명의 선수(후보 선수 1명 별도)가 한 팀을 이룬다. 한국 6명, 북한 6명씩 남녀 총 24명의 선수가 한배를 타고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지난달 말부터 충주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동질감을 느끼면서 한 팀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현실적인 목표는 메달권 진입이다.
조정도 북한 선수들과 총 3개 종목(남자 무타포어, 남자 에이트, 여자 경량급더블스컬)에서 단일팀을 꾸린다. 현실적으로 메달을 노려볼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남북이 함께 경기를 치른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 때 한반도기를 들 북측 공동기수도 궁금하다. 우리 측 기수는 여자농구 단일팀 맏언니 임영희가 일찌감치 낙점됐다. 북측 기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전 대회에서도 북측 기수는 개회식 직전에서야 명단이 공개됐다.
임영희의 키가 178㎝인 만큼 그에 걸맞은 체구의 남자 선수가 한반도 기를 함께 들 전망이다. 임영희가 여자농구 남북단일팀 소속인 만큼 카누 드래곤보트와 조정 등 또 다른 단일팀 소속 선수가 기수로 뽑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