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경은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축하해 엠마!’란 문구와 함께 전날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자신이 엠마 스톤과 포옹을 나누는 사진을 게재했다.
양자경은 엠마 스톤의 수상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그는 “당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지만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제니퍼 로렌스와 함께 오스카상을 넘겨주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며 “그녀(엠마 스톤)는 항상 서로를 위해주는 내 친구 제이미 리 커티스를 떠올리게 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엠마 스톤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가여운 것들’(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벨라 백스터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오스카는 통상적으로 전년도 수상자가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수상 후보를 발표한 뒤 수상자에게 직접 트로피를 건네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올해는 달랐다. 이례적으로 전년도 수상자는 물론 그 이전에 해당 부문을 수상한 배우 등 총 5명이 무대에 올라 각 수상 후보의 성취를 설명하며 덕담을 건넨 후 수상자를 발표하는 방식을 취했다. 여우주연상 수상에 전년도 수상자인 양자경을 포함해 제니퍼 로렌스 등 5명의 배우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엠마 스톤이 수상자로 호명된 후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는 모습이 국내 누리꾼들을 포함한 아시안 누리꾼들에게 빈축을 샀다. 엠마 스톤이 수상의 기쁨을 절친인 제니퍼 로렌스, 샐리 필드 등 시상자로 나선 백인 배우들과는 반갑게 포옹하며 나눈 반면, 바로 전년도 수상자인 양자경과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았다는 것. 엠마 스톤이 뒤늦게 수상 소감을 말하기 직전 맨 마지막에야 양자경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 행동이 소극적인 형태로 인종차별적인 태도를 은연 중에 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또 양자경이 손에 들고 있던 트로피를 엠마 스톤이 의도적으로 절친인 제니퍼 로렌스 방향으로 끌었고, 제니퍼 로렌스가 양자경이 들고 있던 트로피를 뺏어 엠마 스톤에게 건네는 것처럼 보인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 상황을 지켜본 샐리 필드가 제니퍼 로렌스의 옷자락을 붙잡아 끌며 말리는 듯한 모습도 포착돼 인종 차별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엠마 스톤이 자신의 드레스 뒤쪽이 뜯어져 많이 당황한 상태인데다 수상의 기쁨으로 정신이 없어 미처 양자경을 신경쓰지 못했을 뿐, 고의로 인종차별을 한 건 아닐 것이란 반박도 이어진다.
이처럼 논란이 거세지자 양자경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오스카 아시안 패싱 논란은 ‘오펜하이머’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도 제기됐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시 트로피를 받을 당시 다른 시상자들과 반갑게 악수하고 포옹을 나눈 반면, 전년도 수상자인 아시안 배우 키 호이 콴에게는 인사조차 하지 않고 지나쳤다는 의혹이다. 키 호이 콴이 멋쩍은 듯 손을 내밀었음에도 이에 제대로 반응해주지 않은 것이 인종차별 아니냐는 주장이 등장했다. 다만 이 역시 수상 이후 백스테이지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키 호이 콴을 포함한 다른 배우들과 반갑게 셀카를 찍는 모습이 발견되며 억측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