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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N 영화 리뷰]달리는 거북이, 관객을 웃기다...'거북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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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I 2009.06.06 18:42:25
▲ 영화 '거북이 달린다'의 한 장면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충남 예산경찰서 강력계의 조필성(김윤석 분) 형사. 사십대에 접어든 조 형사는 5살 연상의 아내(견미리 분)와 두 딸이 있는 가장이다. 조 형사는 만화가게와 양말 묶기 부업을 통해 맞벌이를 하는 아내에게 만날 바가지를 긁힌다. 밖에서는 '형사'라고 나름대로 대접을 받지만 가장으로서 능력이 탁월하지는 않아서다. 큰 딸은 그런 아버지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잔소리를 해댄다.

영화 '거북이 달린다'는 집안의 가장으로서 무능력했던 조필성 형사가 뜻밖에 탈주범인 송기태(정경호 분)와 맞닥뜨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영화다.

이 과정에서 조필성은 되레 송기태에게 구타는 물론 수갑까지 채워지는 등 형사로써 갖은 굴욕을 당한다. 하지만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이자 아내에게 떳떳한 남편이 되고 싶은 중년남자 조필성은 어느덧 송기태 검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문제는 송기태가 시골형사 조필성의 힘만으로는 잡기 어려운 희대의 탈주범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조필성이 거북이라면 송기태는 토끼인 셈이다. 토끼를 잡으려는 거북이의 고군분투가 바로 ‘거북이 달린다’의 줄거리다.

이 영화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연 조필성 역을 맡은 김윤석 때문이었다. 지난해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에서 엄중호 역으로 각종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던 김윤석의 차기작이 바로 ‘거북이 달린다’여서다.

김윤석은 엄중호와 조필성에 대해 범인을 쫓는다는 것 외에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영화를 연출한 이연우 감독 또한 ‘추격자’ 개봉 이전에 시나리오가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관객들은 ‘김윤석이 또 범인을 잡으려는구나’ 하며 ‘추격자’와 ‘거북이 달린다’의 비교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김윤석이 말했듯이 엄중호와 조필성은 단순히 범인을 잡으려 애쓴다는 설정 외에는 다른 캐릭터다. 가장 큰 차이점은 ‘추격자’의 엄중호는 살인범 지영민에 대한 살의(殺意)가 있는 인물이고 조필성은 송기태에 대해 살의가 없는 인물이다. 이는 ‘추격자’가 스릴러였고 ‘거북이 달린다’는 코미디영화라 그렇다. 따라서 ‘추격자’를 ‘거북이 달린다’의 비교대상으로 놓는다는 것 자체가 타당성이 떨어진다. 장르가 다른 영화기 때문이다.

‘거북이 달린다’는 제목처럼 영화의 전개속도가 빠르고 박진감이 넘치지는 않는다. 대신 충청도 사투리에 녹아져 있는 반어와 의뭉스러운 웃음이 한가득 담겨 있다. 또한 조필성의 동네 친구들은 비록 ‘사기꾼’ 기질이 농후하지만 어딘가 순박하고 어설픈 모습으로 어느 순간 입가에 웃음을 짓게 만든다.

이연우 감독은 연출적인 테크닉보다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서 비롯되는 무공해 웃음을 영화의 곳곳에 배치해 관객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킨다. 영화 속 조필성의 부인이 운영하는 만화가게에서 키득거리며 만화를 보던 학생들처럼 관객들 역시 비슷한 모습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말이다. 물론 영화의 가장 큰 웃음 포인트는 토끼를 잡으려 애쓰는 거북이처럼 좌충우돌 하는 조필성 형사 역의 김윤석의 코믹 연기임에는 틀림없다. 15세 관람가, 오는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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