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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에 가슴 뛰었고… 최요삼에 가슴을 쳤다

조선일보 기자I 2008.12.31 09:54:42

[조선일보 제공] 2008년 그대들 때문에 울고 웃었네

장미란, 세계를 번쩍 들어올렸고 골프천재 신지애는 상금만 42억

500만 관중 프로야구 '르네상스'

챔피언 최요삼 '천상의 링'으로 졸전 축구대표팀 '베이징 굴욕'

도박사태로 연말 체육계 '끙끙'



2008 한국 스포츠는 베이징올림픽이 있어 활짝 웃을 수 있었다. 한국 선수단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금메달 13개(은 10, 동 8)를 수확하며 7위에 올라 국민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선사했다.

박태환은 남자 수영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포츠사에 큰 획을 그었다.

여자 역도 75㎏ 이상급의 장미란은 다섯 차례나 세계신기록을 들어올리며 세계 최강의 역사(力士)가 됐다. 한국 야구는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하며 9전 전승으로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이효정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이용대는 윙크 한 방으로 '국민 남동생'이 됐고 시원한 한판 퍼레이드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유도 최민호도 순진한 매력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 동아대 교수는 임기 8년의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문대성은 베이징올림픽 기간 치른 선수위원 선거에서 총 유효표 7216표 중 3220표를 획득하며 29명의 후보 중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08년은 프로골퍼 신지애의 해이기도 했다. 신지애는 올해 미 LPGA투어 비회원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포함해 3승을 올렸고 국내 3개 메이저 대회 전관왕(시즌 7승)을 달성하며 국내외에서 상금만 42억원을 벌어들였다.

출범 27년째인 프로야구는 올해 르네상스를 맞았다. 인기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선전과 올림픽 금메달 특수가 맞물려 야구장엔 팬들이 넘쳤다. 프로야구는 1995년 이후 13년 만에 '관중 500만 시대'를 다시 열었다.



2008년 한국스포츠의 첫 소식은 우울했다. WBO(세계복싱기구) 라이트 플라이급 인터콘티넨탈 챔피언 최요삼은 1월 3일 0시, 36세의 이른 나이에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직전 크리스마스 때 열린 타이틀 방어전에서 생긴 뇌출혈이 원인이었다. 한때 세계 챔피언까지 올랐던 그의 죽음 이후 한국 권투계는 개인별 의무 검진 카드를 작성하는 등 경기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최요삼은 장기를 기증해 6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남기기도 했다.

8월 베이징올림픽에 나선 축구대표팀은 졸전 끝에 1승1무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고 '축구장에 물 채워라. (박)태환이 수영하게'라는 비아냥은 사회적인 유행어가 됐다.

또 레슬링은 1976년 몬트리올 이후 2004 아테네까지 매번 금메달을 수확한 전통의 강세 종목이었지만 베이징에선 동메달 1개(박은철·그레코로만형 55㎏)에 그쳐 새로운 숙제를 안았다.

이후엔 도박사태로 야구계와 축구계가 몸살을 앓았다.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은 많게는 수억원대의 인터넷 도박을 벌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축구는 올해 야심 차게 출발한 아마추어 K3리그가 중국 도박꾼들의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경찰서 문턱을 들락거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리그 미들즈브러에서 한국 K리그로 돌아온 이동국(성남)은 극도의 부진으로 진로가 불투명하고 2002년 월드컵 히어로 이천수(수원)는 팀과의 불화로 임의탈퇴(선수자격 일시 정지) 신분이 되는 굴욕을 맛봤다. 역대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최고 몸값 기록(4년 60억원) 보유자인 심정수(삼성)는 지난 17일 무릎 부상을 이유로 은퇴를 선언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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