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불운의 복서' 최요삼(33. 주몽담배)이 4일째 의식불명 상태인 가운데 수술 및 입원 등 치료비 문제가 불거질 전망이다. 치료비를 책임져야 할 한국권투위원회(KBC)의 건강보험금이 바닥이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WBO(세계복싱기구) 플라이급 대륙간 챔피언 1차 방어전에 성공한 최요삼은 그러나 경기 후 실신해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으로 긴급후송됐다. 뇌출혈 진단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최요삼은 4일째 의식이 없는 상황이다.
병세도 병세지만 불어날 치료비도 걱정이다. 최요삼의 친동생이자 매니저인 최경호 HO 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수술비, 입원비 등 치료비는 약 800만원이다. 하지만 2~3주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고 이후 치료에 따른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규정대로라면 경기를 주관한 KBC에서 이를 부담해야 한다. KBC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출전하는 선수들의 파이트머니 중 1%를 건강보험금(이하 건보금)으로 적립한다. 경기 중 사고를 당한 최요삼도 건강보험금을 내왔고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건보금 고작 1,000만원…권투위 "전임자들 문제…모금 계획"
하지만 KBC 건강보험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KBC에 따르면 현재 건강보험금은 1,000만원 정도로 최요삼의 치료비를 대기에도 버겁다. 때문에 홍수환, 장정구, 유명우 전 세계챔피언 출신 복서들이 "수억원이 있어야 할 건보금이 달랑 1,000만원이라니 말도 안 된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최경호 대표는 "형이 사경을 헤매는 상황에서 치료비 문제를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36번이나 경기를 치르면서 건보금을 내왔는데 허탈하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전 챔피언 등 권투 관계자들은 오는 29일 오후 6시 순천향병원에서 KBC 건보금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KBC는 운영기금 사용 등 전임자들의 문제였다는 입장이다. 황현철 KBC 총무부장은 "지난해 5,000만원의 건보금이 증발돼 전임 사무총장과 총무부장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올해 한푼도 없이 회계를 넘겨받아 우리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997년 소송에 휘말려 약 1억 2,000만원을 빼앗긴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급한 대로 KBC는 부족한 건보금을 채우기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심판부 200만원 등 KBC 내부 모금과 함께 전국민적인 성금모금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성금계좌(신한은행 140-007-929850 예금주:(사)한국권투위원회)도 열었다.
의식 회복을 놓고 사투를 펼치고 있는 최요삼의 투병가도에 거치적거리는 치료비 문제가 말끔하게 해결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