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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일럿 예능, 편성확률 33%..치열한 경쟁의 속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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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기자I 2014.04.02 08:49:53

연이은 타 예능 베끼기 논란..아이디어 경쟁으로 오명 벗자
뒤쳐지는 트렌드에 인력도 이탈..내부PD 적극 활용 필요성
'1박2일'의 부활+시청자 인식 변화..국민예능시대 다시 열것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미스터 피터팬’, ‘대변인들’, ‘나는 남자다’, ‘공소시효’.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내 줄 자리는 두 곳. 들어갈 프로그램은 여섯개.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국민MC’라 불리는 이들도 예외는 없다. 파일럿으로 시험대에 오른 KBS2 예능프로그램이 정규 편성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출을 맡은 PD들의 ‘눈치 스트레스’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예능국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도 어느 때보다 높은 분위기다. 편성확률 33%를 두고 자체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S 예능국의 속뜻을 읽었다.

‘마마도’(왼쪽)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베끼기 오명 씻자-‘아이디어 경쟁’

KBS는 4월 봄 개편 시기를 앞두고 지난해 가을부터 현재까지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경쟁시켰다. ‘밥상의 신’과 ‘엄마를 부탁해’가 최근 정규 편성을 확정해 방송을 앞두고 있다. 최근 2개월 동안은 수요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맘마미아’와 토요일 오후 5시 재방송 시간대 등 두 자리를 놓고 6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경쟁 중이다. 유재석의 ‘나는 남자다’, 박명수의 ‘밀리언셀러’, 이휘재의 ‘두근두근 30일’, 김구라의 ‘대변인들’ 등이다.

치열한 경쟁을 유발한 ‘제1 원인’은 지난 한해 KBS 예능프로그램을 유독 괴롭혔던 ‘베끼기 논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다. KBS는 ‘엄마가 보이는 풍경 마마도’로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를 베꼈다는 지적을 받았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MBC ‘아빠 어디가’를 따라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KBS의 한 관계자는 “많은 PD들이 세상에 아주 새로운 건 없다는 걸 안다”며 “하지만 중요한 건 대중의 시선이기 때문에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만회할 기회를 만반으로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외부적으로 현재 KBS 예능의 경쟁을 바라볼 때 살벌하다, 잔인하다, 이런 말을 많이 한다”면서 “그만큼 아이디어 경쟁에 자신이 있고,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걸 인정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녕하세요’(왼쪽)와 ‘해피투게더’.
◇예능 고령화 막자-‘인력 이탈 최소화’

단순 ‘과시용’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여럿 론칭한 건 아니다. MBC나 SBS 등 다른 지상파와 비교해 유독 프로그램 당 수명이 긴 KBS의 ‘예능 고령화’를 멈추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곧 1주년을 맡는 ‘우리동네 예체능’을 제외하고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3년), ‘해피투게더’(7년), ‘1박2일’(7년) 등이 모두 장기 방송 체제에 진입해 있다. 평일 심야 예능프로그램의 낡은 이미지는 특히 KBS에서 강하다. MBC에선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SBS에선 ‘런닝맨’ 정도가 각 예능국을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예능 고령화가 해당 프로그램의 굳건한 경쟁력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요즘 KBS는 안정보다 도전에 가치를 두는 분위기다. 한 프로그램의 방송 집권 시기가 길어지면서 ‘입봉 PD’들의 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력을 활용하는 데 문제가 있었음은 물론 최전선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해야 하는 ‘허리 PD’들의 입지가 약해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실제로 KBS는 지난 3년 간 이명한 CJ E&M tvN 국장, 나영석-신원호-고민구-김석현, CJ E&M PD, 조승욱 종합편성채널 JTBC PD 등 프로그램의 수장으로 자리를 지켜줘야 할 인력을 뺏겼다.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음에도 뒷전으로 밀려나는 듯한 KBS 예능국 내 분위기가 좀더 트렌디하고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케이블TV와 종편으로의 겻눈질을 자극한 셈이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인력 이탈 현상을 단순히 설명할 순 없지만 기회가 적고, 폭이 좁은 편이라는 이야기도 종종 들어왔다”며 “이번 개편 시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파일럿을 선보이고 교양국에서도 예능의 색을 빌려 다채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열한 경쟁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될 것이고 내부적으로도 시청자에게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인고의 과정을 겪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박2일 시즌3.
◇분위기가 넘어왔다-‘국민예능시대 재현’

베끼기 논란을 잠재우고 인력 이탈을 막자는 의지와 함께 ‘타이밍을 놓치지 말자’는 각오도 대단하다. KBS 예능은 그 동안 간판 프로그램으로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개그콘서트’나 ‘1박2일’의 하락세와 맞물려 위기론을 맞았다. ‘안녕하세요’가 월요일 예능의 자존심을 세웠고, ‘해피투게더’의 목요일 예능 입지가 굳건했지만 30% 시청률을 넘나들었던 ‘1박2일’이 한 자릿수 시청률로 떨어지고 ‘개그콘서트’가 시청률 20% 넘기기가 힘들어지면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최근 ‘1박2일 시즌3’의 부활은 KBS 예능국의 단비와도 같다. ‘1박2일’은 MBC ‘일밤’의 ‘진짜 사나이’와 SBS ‘런닝맨’을 꺾고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일요일 예능 코너 시청률 1위를 탈환했다. 전국시청률 15%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1박2일’과 함께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아빠 어디가’와는 다른 즐거움을 인정받으며 ‘해피선데이’의 부활을 도왔다. KBS는 이를 통해 ‘간판 예능프로그램’의 시대를 다시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판단한다.

이 관계자는 “방송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게 흐름인데 KBS 예능으로 그 바람이 불고 있다 생각한다”면서 “‘1박2일 시즌3’가 컨디션을 회복했고, 그 힘을 입어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 시청률이 안정궤도에 진입해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밥상의 신’과 ‘엄마를 부탁해’처럼 차별화되는 포맷이 정규 편성됐고 앞으로 선보일 파일럿 예능도 KBS만 볼 수 있는 색깔로 구성됐다”며 “이번 봄 개편 후로 KBS의 국민 예능 시대가 시작될 거라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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