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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영방송 BBC는 12일(한국시간) “텐하흐 감독이 구단 이사회의 지난 시즌 검토를 거친 뒤 다음 시즌에도 감독직을 유지하게 됐다”며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둔 텐하흐 감독과 계약 연장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극적인 반전이다. 2022년 4월 맨유와 2년 계약을 맺은 텐하흐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22~23시즌, 전 시즌 리그 6위였던 팀을 3위에 올리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도 복귀했다.
하지만 이번 2023~24시즌은 최악이었다. 정규리그에서 18승 6무 14패 승점 60(골 득실 -1)에 그쳐 8위에 자리했다. EPL 출범 이후 맨유가 8위까지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득점(57골)보다 실점(58골)이 많았던 것도 역시 최초 기록이었다.
UCL 역시 조별리그에서 최하위(1승 1무 4패)로 탈락했다. 부상 선수가 많았다고 하지만 감독의 위기관리능력에 의문부호가 떨어질줄 몰랐다. 영국 현지언론에선 “FA컵 결과와 상관없이 텐하흐 감독은 경질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심지어 토마스 투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키어런 맥케나 등 차기 감독 후보 명단까지 공공연히 나돌았다.
하지만 텐하흐 감독의 운명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극적으로 바뀌었다. 맨유는 지난달 25일 치러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2-1로 승리, 8년 만의 우승을 이뤘다.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출전권을 확보했다.
결과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면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텐하흐 감독이 원하는 축구가 그라운드에서 펼쳐졌다. 텐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리그컵 우승에 이어 2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자존심을 세웠다.
FA컵 결승전 직전 기자회견에서 경질설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텐하흐 감독도 FA컵 우승 이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2년 동안 2개 우승 트로피는 나쁘지 않다”며 “구단이 더이상 나를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우승을 위해 다른 팀으로 가겠다”고 큰소리쳤다.
BBC는 “FA컵 우승 직후 맨유 구단은 텐하흐 감독과 ‘건설적인 대화’를 선택하며 유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텐하흐 감독은 맨유 구단 역사상 두 시즌 연속 트로피를 획득한 단 4명의 감독 중 한 명이 됐다”면서 “구단은 힘들었던 시즌에도 불구, 그가 보여준 헌신, 위엄 및 전문성에 대해 존경을 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