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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엉겁결에 유명해졌다.
MBC 예능국 성치경(33) PD. 3일 마지막 방송을 한 예능프로그램 ‘쇼바이벌’을 연출한 성치경 PD는 5개월여 만에 이 프로그램의 폐지가 결정된 뒤 네티즌의 거센 반발이 일어나며 유명세를 탔다.
프로그램이 5개월여 만에 폐지됐다는 것은 연출자로서는 분명 불명예이다. 그렇게 얻은 유명세가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폐지 결정에 시청자들이 반발했다는 것은 그들에게만은 성치경 PD가 스타가 됐다는 방증이다.
◇ '쇼바이벌' 잘 되면 허 찌르는 기획, 안되면 욕먹을 기획
“어쩔 수 없잖아요. 방송사에서도 (프로그램 유지 및 폐지에 대한) 기준이 있으니….”
‘쇼바이벌’ 폐지로 인해 누구보다 아쉬운 사람은 성치경 PD일 게다. 하고 싶은 말도 많을 터. 그러나 성치경 PD는 폐지의 아쉬움을 짧게 끊었다.
오히려 “시청률이 일정 수치를 넘으려면 중장년 시청자들을 잡아야 했는데 그걸 못했죠”라며 자신의 부족함을 탓했다.
‘쇼바이벌’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큰 프로그램이었다. 더 큰 무대에 서고 싶어도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은 신인 및 무명 가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가요계에 하나의 활로를 터주고 가요프로그램에 목마른 시청자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물론 가요프로그램에 인기 가수들이 출연해도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인만으로 프로그램을 꾸리는 것은 모험일 수 있다. 그러나 성치경 PD는 ‘신인들은 가능성을 알 수 없지만 블루오션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쇼바이벌’을 기획했다.
“잘 되면 ‘허를 찌르는 기획’이고, 성과가 나쁘면 ‘제 정신이냐’는 소리를 들을 만한 기획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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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바이벌’은 방송 초기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새로운 얼굴의 가수들의 출연, 특히 ‘S-1 그랑프리’의 서바이벌 경쟁 방식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시청률도 상승했다.
그러나 ‘S-1 그랑프리’에서 V.O.S, 스윗소로우 등 인기 팀들이 대거 탈락하며 관심도가 떨어졌다. 또 녹화방송이다 보니 방청객들에 의해 승부 결과가 방송이 되기 전에 미리 알려지는 것도 시청률 하락의 요인이 됐다. 그리고 ‘쇼바이벌’은 폐지가 결정됐다.
“결국 신인과 가요프로그램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방송 관계자들의 생각을 다시 확인해준 셈이죠.”
씁쓸해 하는 성치경 PD에게 ‘쇼바이벌’의 부활 가능성을 물었다.
“과거에 성과가 좋았던 거나 부활하는 거죠. 개인적으로 욕심은 갖고 있지만 ‘쇼바이벌’의 부활은 어려울 것 같아요.”
◇ 시청률 중요... 그러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성치경 PD는 ‘쇼바이벌’에 앞서 ‘!느낌표’에서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를 환수하는 ‘위대한 유산 74434’ 코너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쇼바이벌’처럼 단순히 재미에만 치우치지 않은,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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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잖은 예능프로그램 연출자들이 프로그램의 의미와 시청률 사이에서 갈등한다.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재미 이상을 전달하면서 시청률도 높이면 더할 수 없이 좋겠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국 한쪽으로 치우치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두 편의 프로그램을 통해 성치경 PD의 연출관을 엿볼 수 있다.
“전파는 공공의 재산이니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죠. 그렇지만 수익성을 도외시할 수는 없잖아요. MBC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광고인데...”
성치경 PD는 “시청률은 잘 나올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라며 “어쨌든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프로그램을 만들어야죠”라고 말했다.
성치경 PD는 ‘위대한 유산 74434’ 코너와 ‘쇼바이벌’을 거치며 짧은 기간에, 남들이 긴 시간에 걸쳐 겪을 만한 기복을 겪었다. 이 경험은 다음에 연출하고 기획하는 프로그램에도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성치경 PD는 이제 ‘쇼! 음악중심’ 공동 연출을 맡게 된다. 의미보다는 재미에 치중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지만 성치경 PD는 “공동 연출인 만큼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메이저에만 치우치기는 싫어요”라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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