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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송사 ABC는 1일(한국시간) “야구계에서 영구추방된 피트 로즈가 8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며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의 검시관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로즈는 자택에서 가족에 의해 사망한 채 발견됐다. 범죄 흔적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즈는 MLB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추악한 오명을 뒤집어쓴 인물이기도 했다.
로즈는 현역시절 최고의 타자였다. 기록만 놓고 보면 당연히 MLB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야 하는 선수다. 1963년부터 1986년까지 24시즌 동안 MLB에서 선수로 활약하면서 통산 3562경기에 출전해 4256안타를 때렸다. 경기 출장과 안타 모두 MLB 역대 1위 기록이다. 절대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꼽혔던 타이 콥의 4191안타를 65개나 뛰어넘었다.
로즈는 현역 시절 타율 1위에 3번 올랐고, 7차례나 최다안타 1위를 차지했다. 1963년에는 최우수신인, 1973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올스타에는 무려 17번이나 뽑혔다. 1975년 월드시리즈에선 소속팀 신시내티 레즈의 우승을 이끌면서 MVP로 선정됐다. MLB 통산 성적은 타율 0.303, 160홈런, 1314타점, 198도루, OPS 0.784다.
로즈는 기록 뿐만 아니라 선수 시절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팬들로부터 ‘찰리 허슬’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승부욕이 너무 지나쳐 종종 상대 선수에게 거친 플레이를 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로즈는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했다. 오히려 MLB에서 ‘영구 추방’이라는 최고의 징계를 받았다. 1989년 자신이 지휘하는 팀 경기에 돈을 걸고 승부 도박을 했기 때문이다.
로즈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MLB 사무국의 ‘종신 출장 금지’ 징계를 받아들였다. 이후 여러차례에 걸쳐 복귄을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거부 당했다. 2015년 마지막으로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MLB 사무국은 끝내 영구 제명 해제를 거부했다.
로즈는 2004년 발간한 자서전에서 “레즈 경기를 포함한 야구에 베팅한 것을 인정했지만, 자신의 팀에 베팅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다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절대 야구에 베팅하지 않을 것이다”며 “야구에 도박을 한 것이 내 인생의 유일한 후회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영구 제명 이후에도 로즈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탈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수개월간 징역 생활을 하기도 했다.
한편, 로즈의 전 소속팀이었던 신시내티 구단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그의 사망을 애도했다. 신시내티 구단은 로즈의 영구제명 징계와 상관없이 그를 레전드로 인정하고 여러 구단 행사에 초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