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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신예 걸그룹을 키워낸 A기획사 대표는 “요즘 고민이 많다”고 했다. 힘들게 키워놓은 회사의 미래가 걱정돼서다.
기획사도 브랜드 시대다. 소위 ‘기획사 빨’이 중요해졌다. 가수가 어디 출신이냐에 따라 대중의 기대치가 달라진다. 기획사의 이름값만으로 가수나 그룹의 성공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예전과 비교하면 커졌다.
다수의 아이돌 그룹을 보유한 기획사는 자체 브랜드 공연을 연다. SM·YG·JYP·큐브엔터테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K팝 해외 팬은 특정 가수를 좋아하게 되면 그 가수와 같은 소속사의 다른 가수까지 덩달아 좋아한다. 이들에 대한 팬덤의 충성도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기획사들은 점점 몸집을 불리고 회사명을 알리려 한다. 인기 아이돌을 많이 보유할 수록 그만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진다. 한 두팀의 아이돌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
규모의 경제다. 덩치가 커지면 방송 출연이나 합동 공연도 쉽고,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다. 대형화를 통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 회사 자체를 튼튼히 하려는 게 그 목적이다.
하지만 아무리 대형 기획사라도 한꺼번에 여러 팀을 스타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자본력이 든든한 일부 대형 기획사는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할 만한 몇몇 중소 기획사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K팝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 음반·음원 유통사도 가수 매니지먼트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앨범 제작에 투자하는 방식이 아닌 아예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신예 걸그룹을 키워낸 A기획사 대표는 “얼마 전 한 음원 유통회사로부터 거액을 줄테니 소속 가수를 포함해 직원들을 모두 데리고 오라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기존 회사명을 버리고 일종의 자회사인 별도의 레이블을 맡아달라는 B사의 제안이었다.
그는 그간의 노력이 아까워 가볍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인피니트·틴탑 등 최근 주가를 높인 아이돌 그룹 소속사들도 비슷한 제의를 받았다가 고사한 것으로 안다”며 “각 분야에서 독창적인 능력이 검증된 강소 기획사들을 영입하려는 B사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기업의 러브콜은 일부 중소 기획사에 달콤한 유혹이다. 분업화·전문화된 시스템을 갖춘 대형 기획사를 당장 따라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차라리 일종의 하도급 업체가 될망정 ‘내 가수를 띄우려면 대형 음반·음원 유통사 아래가 유리할 수도 있다.
이미 일본에서 이런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 소니, 유니버셜 등 대형 음반·음원 유통사들이 직접 레이블을 설립해 가수를 매니지먼트하고 제작하는 데 관여한다. 이 레이블에는 사실상 크고 작은 소규모 기획사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대중이 유명 브랜드를 쫓는 한 언제까지 버틸 수만은 없다는 게 가요계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대중의 심리를 변화시켜야한다. A기획사 대표는 “앞으로 5년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강소 기획사의 자생력이 K팝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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