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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육상, 안쪽 레인 선수가 유리

조선일보 기자I 2008.08.19 09:12:05

심판과 가까운 1번 레인 선수 출발 총성 빨리·강하게 들어
바깥쪽 선수보다 먼저 출발

[조선일보 제공] 올림픽 육상 달리기 경기에서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이 사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디애나대 운동학과 대프나(Dapena) 교수는 '스포츠와 운동에서의 의학과 과학(Medicine and Science in Sports and Exercise)'지 6월호를 통해 "올림픽 육상경기에서는 안쪽 레인의 선수가 출발 총성을 더 빨리, 더 강하게 듣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육상 경기에서 총을 든 심판에 가까이 있는 안쪽 레인(1번레인 쪽)의 선수가 유리하다는 주장은 1996년부터 제기됐다. 특히 직선과 곡선 구간을 함께 달려야 하는 400m에서는 1번 레인과 8번 레인의 출발선이 50㎝나 차이가 나, 출발선이 일직선인 100m 경기보다 그 차이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프나 교수는 3년간 연구를 통해 400m경기에서 1번 레인에서 출발하면 8번 레인보다 0.15초 먼저 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정도면 결승점에서는 1m 정도 차이가 나 금메달과 은메달이 뒤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국제경기에서는 출발신호가 선수 바로 뒤에 있는 스피커에서 나온다. 심판의 총은 스피커를 작동시키는 전기스위치 역할만 한다. 전기신호는 빛의 속도로 움직이므로 누구나 동시에 총성을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올림픽에서만 유독 소리가 나는 전통적인 출발신호 총을 함께 사용한다. 하지만 데프나 교수는 스피커를 써도 실제 총성이 들리면 바깥쪽 레인 선수가 더 늦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 한 원인은 총성의 크기다. 미 앨버타대의 콜린스(Collins) 교수가 같은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육상 선수나 일반인 모두 80데시벨(소리의 크기 단위, 10데시벨 차이는 10배 크기 차이다)의 총성보다 120데시벨의 총성에 0.018초 먼저 반응했다.

실제 육상경기의 총성은 그보다 강한 180데시벨이다. 즉 스피커 시스템을 사용해도 실제 총성이 함께 울리면 안쪽 레인 선수가 더 강한 소리를 듣게 돼 반응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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