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강태오 "시즌 2 나온다면 '단화커플' 닫힌 결말 보고파" [인터뷰]

김보영 기자I 2021.02.18 08:00:00

"지치지 않는 연기 원동력, 짧게 목표 잡는 습관 덕분"
최수영 만난 건 영광, 많은 부분 배웠다
차기작 '멸망이 들어왔다' "성장통에 집중해주시길"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저는 목표나 꿈의 거리를 짧게 보는 편이에요. 거창하고 올해는 뭘 이루고 몇 년 후에는 뭘 이루겠다 목표를 잡기보다는 작품이 주어지면 ‘6개월 간 이 작품에 집중하자’ 이런 식으로 짧게 그 때 그 때의 목표를 잡죠. 꿈을 멀리 꾸지 않고 가까이 잡는 그런 제 습관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여왕의 꽃’, ‘첫 사랑은 처음이라서’, ‘조선로코-녹두전’, 그리고 ‘런 온’까지. 데뷔 후 쉬지 않고 많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나온 배우 강태오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다작에 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 때 그 때 작품에 집중하며 진심으로 임해와서일까. 그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런 온’에서 연하남 이영화 역으로 인생 캐릭터와 로맨스를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강태오는 드라마가 끝난 뒤 최근 취재진과 화상인터뷰를 통해 ‘런 온’을 만난 소감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 추억들을 털어놨다. 그는 “7~8월부터 시작해서 12월 말에 모든 것을 마쳤는데 더운날 시작해 추운 날까지 감독님, 배우들, 스탭들 모두 고생했다 말씀드리고 싶다. 배우들과 너무 좋은 시간 보내면서 친해진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해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그 힘이 잘 살아난 것 같다. 좋은 작품을 만나 너무 영광”이라고 종영소감을 전했다.

강태오는 드라마 ‘여왕의 꽃’과 넷플릭스 시리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뒤 지난해 방송한 KBS2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의 차율무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본격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오랜 매니저와 서강준, 이태환 등 한솥밥을 먹던 동료 배우들과 함께 새 소속사인 맨오브크리에이션으로 둥지를 옮긴 뒤 JTBC ‘런 온’을 통해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이뤘다는 반응이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런 온’은 숙명적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남자 기선겸(임시완 분)과 관성적으로 뒤를 돌아봐야 하는 여자 오미주(신세경 분)의 로맨스와 성장담을 담은 이야기를 그렸다. 강태오는 극 중 재벌 3세 서단아(최수영 분)와 사랑에 빠지는 미술 전공 대학생 이영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소위 ‘단화’ 커플이라 불리는 이 러브라인은 주인공인 기선겸과 오미주의 러브라인 못지 않게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

강태오는 첫 쌍방 로맨스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을 묻자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전 작품에서 짝사랑, 일방적 사랑을 많이 했어서(웃음). 제대로 된 쌍방 로맨스라 설렜다. 부담감보다는 설렘, 긴장이 좀 더 많았다. 그래서 촬영 전 만남을 가지며 역할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고 하며 분위기를 풀어둔 상태로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캐릭터 연구 및 준비과정이 쉽지 많은 않았다고. 강태오는 “사실 처음엔 캐릭터 잡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영화라는 인물이 선겸이와 있을 때, 미주랑 있을 때, 단아 대표랑 있을 때마다 다 태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어떤 인물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확연히 색이 달라서 처음에는 이중인격적인 모습으로 보여지면 혼란스러워들 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나도 모르는 다른 모습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성격적 모습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입체적으로 살아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 그래서 인물과의 케미에 특히 중점을 두고 고민했다”고도 덧붙였다.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단화 커플’의 호응이 유독 컸던 비결과 관련해서는 “저도 본방을 시청하며 시청자 입장에서 많이 봤는데 제가 느낀 건 아슬아슬하고 뾰족한 그런 어찌될지 모를 그런 케미들 때문에 특히 많은 사랑을 주신 게 아닐까 싶다. 영화도 그렇고 단아 대표님도 서로지지 않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들이라 그런 사람들이 만나 사랑을 펼쳐나가는게 흥미진진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실제 자신은 이영화와 비슷하면서도 많은 점들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는 “비슷한 부분도 많고 다른 부분도 많다. 저는 영화처럼 살가운 면은 있지만 낯을 가려서 초면일 때 먼저 다가가진 못한다. 친해지고 나서야 영화같은 높은 텐션이 나온다. 또 부끄럼이 많아서 애교도 없다. 많아서. 싱크로율로 치면 약 58% 정도다”라고 귀띔했다.

매력적인 대본 덕분에 망설이지 않고 출연을 결심했다고도 전했다. 강태오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대사와 대사 간 티키타카 케미가 너무 재밌었다. 작가님과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는데 그 속에서 펼쳐나가는 공감되는 내용들이 저를 자극했다”며 “캐릭터의 케미와 상황적 관계, 분위기가 저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대본도 빨리 읽혔고 뒷 부분 이야기가 자연스레 궁금해지더라. 그래서 관심이 가게 됐다”고 말했다.

덕분에 많은 명장면들이 탄생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갔던 건 영화가 단아와 이별 뒤 묻어뒀던 모든 감정들을 터뜨리며 오열하는 장면이라고. 강태오는 “예상치 못했던 장면이기도 했고 그 장면에서 영화가 가지고 있는 순수함과 매력적인 모습이 많이 발산된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매력적인 러브라인 연기를 함께 완성시킨 상대 배우 최수영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도 드러냈다. 강태오는 “이번 작품으로 수영 누나를 처음 만났는데 개인적으로 저에게 너무 영광이던 시간이었다”라며 “수영 누나를 만나며 같이 대본 리딩하고 개인적으로 모여서 함께 캐릭터 분석을 하며 배운 점이 많다. 특히 고마운 게 수영 누나가 단아란 인물을 사랑한 만큼 영화도 못지 않게 본인 배역처럼 사랑해줬기 때문에 누나 입장에서 영화가 캐릭터 적으로 더 살 수 있는 부분을 조언해주고 저도 몰랐던 부분을 깊이 해석해주는 등 배려를 많이 느꼈다. 함께 장면을 살려줄 수 있는 배우라고 느꼈다. 너무 고맙다”고 감사를 전했다.

열린 결말로 마무리 된 엔딩 역시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 되니 그 뒷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며 “저도 대본을 보고 연기하며 영화와 단아가 어찌될까 많은 생각을 했다. 마지막에 단아 대표님이 ‘내 진짜 생일을 오늘부터로 하자’ 이런 말을 하는데 저는 이 대사가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일거라고 생각했다. 그 때부터 단아와 영화가 다시 차근차근 시작하게 되지 않을까, 갑자기 열정적 타오르는 사랑이 아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조금씩 다가가는 잔잔한 사랑의 시작이 될 엔딩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고 생각을 전했다.

시즌 2에 대한 바람도 드러냈다. 그는 “작가님이 시즌 2가 혹시나 나온다면 너희 캐릭터들은 너희가 잘 알테니까 대사도 너네가 알아서 작성하라는 농담을 하신 적이 있다”고 웃음을 터뜨리며 “시즌 2가 나온다면 시즌 1의 잔잔한 느낌을 그대로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우선은 단아와 영화가 새출발을 했으면 좋겠다. 그 때는 열린 결말이 아닌 완성된 엔딩이 나왔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런 온’을 마친 아쉬움도 잠시, 강태오는 곧 tvN 새 드라마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로 시청자들과 새롭게 소통할 예정이다.

강태오는 “현규란 새로운 캐릭터를 맡아 촬영 중”이라며 “영화랑 비슷한 면모도 있고 다르기도 한데 그래서 걱정이다. 영화와 차별성을 두며 어떻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 고민 중이다. 그래도 확실히 다른 캐릭터다. 영화는 자신의 커리어보단 사랑을 택하는 인물이고 사랑에 부딪치고 직진하는 사람이지만 현규는 과거에 느낀 첫사랑을 포기하고 그로 인해 후회하고 성장통을 겪는 인물이다. 그런 부분에서 성장통을 겪는 부분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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