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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2022 SBS 연기대상’에서 디렉터즈 어워드를 수상했다.
디렉터즈 어워드는 스튜디오S 연출자들이 선정한 배우에게 시상하는 상이다. SBS 측은 “의미있는 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는 이 ‘의미’가 와닿지 않은 듯하다. 남궁민이 수상을 한 후 포털사이트의 SBS 연기대상 토크 창에는 이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내는 네티즌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남궁민 연기 정말 잘했는데”, “시청률+화제성은 대상 요인이 아닌 것이냐”, “남궁민 하드캐리했는데”, “디렉터즈 어워드는 납득할 수 없다”, “남궁민 대상감”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물론 대상을 수상한 김남길의 연기가 부족했다는 것은 아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서 보여준 김남길의 연기는 섬세했고 또 풍부했다. 그의 연기 역시 ‘대상감’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강력한 대상 후보였던 남궁민을 SBS 내부에서만 인정하는 ‘디렉터즈 어워드’에 그치게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또 다른 강력한 대상 후보였던 이준기에 대한 대접도 마찬가지다. 이준기는 ‘어게인 마이 라이프’에 출연해 열연을 펼쳤고, 이 연기를 바탕으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러나 이준기 역시 최우수상에 그쳤다. 최우수상도 대상 못지 않게 가치있는 상이지만 SBS에서 최우수상의 무게를 떨어뜨렸다는 반응이다.
SBS에서는 미니시리즈 부문을 장르판타지/코미디로맨스 부문으로 나눠 수상을 했다. 이같이 쪼개기 수상, 공동 수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상의 가치가 퇴색되는데, 여기에 최우수상은 장르와 판타지를 나눠 수상했다. 게다가 장르 부문은 김래원(‘소방서 옆 경찰서’), 허준호(‘왜 오수재인가’)가 공동 수상을 했다. 최우수상만 5명(안효섭 김세정 김래원 허준호 서현진 이준기)인 것. 특히 장르 부문과 코미디로맨스 부문의 시상이 끝난 후, 갑작스럽게 판타지 부문에 호명돼 수상자 마저 당혹케 했다. 심지어 함께 오른 후보도 없었다. 이준기는 “열심히 즐기다가 깜짝 놀랐다. 그냥 받는거냐”며 “혼자 나와서 받으니 좋다”고 얼떨떨해 했다..
물론 SBS는 2022년 드라마국의 수확이 좋았던 방송사다. ‘천원짜리 변호사’, ‘어게인 마이 라이프’, ‘사내맞선’,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소방서 옆 경찰서’ 등 흥행작을 다수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서도 트로피의 주인공을 가려내야하는 것이 시상식이다. 그래야 상의 가치가 높아지는 법이다.
그러나 SBS는 상의 가치를 높이는 것보다는, 상을 고루고루 나눠주는 방법을 택했다. 이 때문에 유력 대상 후보로 꼽혔던 배우들이 ‘어리둥절’ 수상을 하게 됐다. 고생한 만큼 박수 받아야하는 시상식. 트로피의 무게가 가벼워지지 않고, 상의 의미가 희미해지지 않는 시상식을 고민해봐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