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메트로폴리타노 데 테초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우승후보 독일을 1-0으로 꺾었다.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에 0-1로 패한 뒤 2차전에서 베네수엘라와 득점 없이 비긴 한국은 이로써 1승 1무 1패 승점 4를 기록,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한국에 덜미를 잡히긴 했지만 앞서 베네수엘라전(5-2), 나이지리아전(3-1)에서 2연승을 거둔 독일(골득실 +4)은 조 1위를 차지했다. 나이지리아(골득실 +2·이상 2승 1패 승점 6)는 최종전에서 베네수엘라를 3-0으로 꺾고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이 16강에 오르기까지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했다. 24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4개 팀씩 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와 조 3위 6개국 중 상위 4개국이 16강에 오른다. 한국은 다른 조 3위 팀과 16강 티켓을 놓고 다퉈야 하는 상황이었다.
D조까지 조별리그 경기를 마친 결과 한국은 승점 4에 골득실 0을 기록했다. A조 3위 카메룬(승점 4·골득실 1), B조 3위 캐나다(승점 4·골득실 7)에는 밀렸지만 C조 3위 파라과이(승점 3·골득실 -7)는 앞섰다.
여기에 아직 조별리그 2차전까지 마친 E조의 경우 조 3, 4위인 가나와 뉴질랜드가 승점을 1점도 얻지 못했다. 두 팀 중 하나가 최종전에서 승리하더라도 승점 3에 그쳐 한국을 넘지 못한다. 이에 따라 한국은 E, F조 결과와 상관없이 극적으로 16강 진출을 이루게 됐다.
한국 여자 U-20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에 통과한 것은 16개국 체제로 진행된 2014 캐나다 대회(8강 진출) 이후 처음이다. 조별리그 대진상 한국의 16강 상대는 3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차지한 콜롬비아가 유력하다.
독일은 2002년 처음 창설된 U-20 월드컵에서 세 차례(2004, 2010, 2014)나 우승한 여자축구 최강팀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다.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 월등히 앞선 독일을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꺼내들었다. 수비벽을 단단하게 구축한 뒤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한국은 전반 22분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골키퍼 이 같은 전략이 결실을 봤다. 골키퍼 우서빈이 찬 골킥을 공격수 전유경(이상 위덕대)이 받아 전방으로 길게 연결했다. 이를 받은 박수정(울산과학대)이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았고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기록한 첫 골이었다.
허를 찔린 독일은 후반 들어 총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방어로 실점을 막아냈고 끝내 귀중한 승점 3을 따냈다.
경기 후 박윤정 감독은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정말 간절하게 뛰었다”며 “독일이 잘하는 걸 막고자 한 게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결승 골을 터뜨린 박수정은 “승점이 꼭 필요한 경기에서 공격수로서 득점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카트린 페터 독일 대표팀 감독도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상대가 열심히 했고,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우리가 정교하지 못했고, 몇 차례 실수도 했다”며 “후반에는 우리가 더 좋은 경기를 했지만 결국 이렇게 끝났다.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