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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36·흥국생명)은 이미 2021년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최근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현역 은퇴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선수 이후의 그림도 하나씩 그려나가고 있다.
소속팀 흥국생명과 함께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훈련을 진행 중인 김연경은 최근 ‘은퇴 후 지도자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꽤 커졌다.
김연경은 “다양한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데 최근 우선 순위가 좀 바뀌긴 했다”며 “ 은퇴 이후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예전엔 가장 아래였다면 최근 들어선 현장에서 선수들을 직접 가르치고, 팀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위로 올라오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연경은 “원래는 배구 행정가, 스포츠 행정가로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는데 요즘엔 현장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도 좀 많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물론 이런 제 생각에 대해서 주변이나 측근들은 맹렬하게 반대를 하곤 한다. 그 반대가 꽤 크다”고 털어놓았다.
스포츠계에선 ‘슈퍼스타 출신은 감독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속설도 있다. 김연경은 코웃음 쳤다. 그는 “그런 속설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며 “오히려 주변에서 ‘지도자로 잘해봐야 본전이다’라고 많이 얘기한다”고 밝혔다.
주변에선 ‘선수 때 쌓은 명예나 평판을 왜 깎아 먹으려고 하느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김연경은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안 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스포츠 전체를 통틀어 팬덤이 가장 큰 선수다. 전지훈련 출국 날에도 그를 보기 위해 많은 팬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누구나 자기를 알아보는 유명인 김연경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김연경은 솔직했다. 그는 “너무 많은 관심과 응원이 좋을 때도 너무 많지만, 가끔은 힘들다”며 “사람은 누구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는데 나는 그럴 때도 그러지 못한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내가 감내할 부분이고 오히려 즐기려 한다”고 쿨하게 말했다. 김연경은 “어디서나 알아보고, 다가와 주시고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불편함이나 힘든 부분은 있다”며 “하지만 그런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 시즌 김미연에게 주장을 맡겼던 흥국생명은 새 시즌 주장 완장을 김연경의 절친인 김수지에게 넘겼다.
김연경은 “후배가 하다가 친구가 맡는다고 해서 제 입장이 달라질 건 없다”면서도 “변화하는 제 친구 (김)수지의 모습을 많이 보는 것 같다. 팀에 대해 훨씬 더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이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김수지는 성격상 주장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먼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고민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김연경은 “(김)수지는 어떤 역할이 주어지면 열심히 하는 친구다”며 “고심하고 생각하고, 스트레스도 꽤 많이 받더라”고 귀띔했다. ‘김수지 선수는 친구인 김연경이 있어서 든든하다고 하던데’라고 말하자 김연경은 “뻔한 소리죠”라며 특유의 너스레를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