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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초긴장…'조선구마사' 폐지가 남긴 것 [스타in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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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기자I 2021.03.27 08:55:34
‘조선구마사’(사진=SBs)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SBS ‘조선구마사’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2회 만에 폐지됐다. 이번 사건이 드라마 업계에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지만, 또 다른 우려도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26일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조선구마사’의 사태 이후 드라마 업계에 대해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조심스러워졌다”라며 “이전에도 조심을 하며 제작을 하긴 했지만, 이번 일로 놓친 것이 없는지 더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 드라마 PD도 “시대극, 사극을 제작할 경우 판타지라고 하더라도 고증에 더 신경을 쓰자고 하는 분위기다”라며 “제작에 더욱 조심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우려도 있다. ‘조선구마사’의 경우 논란이 불거진 후 이를 만회할 기회가 없이 바로 폐지로 이어졌다.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보여주지 못한 채, 논란만 부각되고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했다. ‘동북공정 드라마’라는 프레임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고, 드라마 전체의 스토리는 뒷전이 되어버렸다.

‘조선구마사’의 선례가 생기면서, 드라마의 논란이 개선 여지 없이 폐지로 이어지는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배에서 구멍이 났다고 배를 버린 것 아니냐. 처리 과정이나 절차가 합리적이진 않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VOD를 편집하고 재정비를 하겠다고 했지만, 폐지까지 갔다. 이런 결정이 창작자에 대한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광고 기업들이 연달아 지원을 철회하며, 드라마 폐지로 이어진 것에 대해서도 “드라마를 만든 목적이 돈 때문이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그런 면에서 여러모로 제작 행태에 대한 모순이 드러난 것”이라고 짚었다.

또 다른 드라마 관계자도 “어떻게 수습하고 고쳐지는지도 중요한 문제”라며 “실수를 하고 그에 대한 수습을 잘 하는 것까지 보여줬으면 좋았을텐데 폐지로 이어지니 아쉬운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사극 ‘조선구마사’는 첫방송 되자마자 논란에 휩싸였다. ‘조선구마사’가 판타지 사극임에도 태종, 충녕대군, 양녕대군 등 실존 인물을 가져다 극을 썼고 인물을 왜곡했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한 지적은 추후 시대극, 사극 드라마 제작에 경각심을 울렸다는 반응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조선구마사’의 논란은 사극에 대한 몰이해가 문제였다면서 “퓨전 사극, 판타지 사극이라고 하면 허구이기 때문에 역사하고 무관하다고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조선을 배경으로 하면 그 생활에 대한 고증은 따라줘야한다. 디테일에 따라서 고증을 하지 않으면 정체성이 흐려진다. 그 부분에 대한 이해도 없고 책임 의식도 없었다. 이 작품이 그런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보여준 것이 많다”고 짚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도 “역사를 하나의 기호로 삼아서 드라마를 만드는 작업에는 지켜야하는 것들이 있다”라며 “태종, 세종을 등장인물로 쓴다면, 그 사람의 상징을 빌려다 쓰는 거다. 어떤 인물인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런 것이 사회적 약속이다. 그걸 이용해서 놀이를 하는 건데 기초적인 사실조차 잘못돼 있다면 시청자들이 혼란스럽고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구마사’의 논란은 드라마 속 기생집에서 중국 음식인 월병, 피단, 중국식 만두가 등장하며 더 거센 비난을 불러왔다. 시청자들은 “왜 기생집에서 중국 음식이 나오냐”, “역사 왜곡”이라고 비난을 했고 국무당 무도녀인 무화(정혜성 분)의 머리 스타일과 의상이 중국풍이라는 것, 중국 전통 악기로 연주된 곡이 배경음악으로 삽입됐다는 것이 추가로 알려지며 공분을 안겼다.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민감한 시기에 이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앞서 tvN ‘여신강림’, ‘빈센조’에서는 중국 제품의 PPL 장면이 등장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조선구마사’에서 중국풍 소품을 사용해 시청자들이 더 큰 공분을 한 것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제작 환경에서 ‘소탐대실’을 조심해야한다며 “‘킹덤’이나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봐도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지 않느냐”라며 “중국 시장을 기대하다 국내 시장을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세대의 수용자들의 감각들이 변하고 있는데 제작 업계에서 이를 반영하지 못하면 안된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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