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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우승' 이끈 김도훈 울산 감독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석무 기자I 2020.12.20 01:31:36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는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울산현대를 8년 만에 아시아 클럽 정상으로 이끈 김도훈 감독이 울산과의 작별을 공식 선언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주니오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페르세폴리스(이란)를 2-1로 누르고 2012년 첫 우승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울산과 계약이 끝나는 김도훈 감독에게는 더 의미있는 우승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17년 FA컵 우승을 일궈냈지만 이후 2018년 FA컵, 2019년 K리그1, 올해 K리그1, FA컵에서 잇따라 우승 문턱에서 고개 숙여야 했다. 하지만 계약 마지막 해, 마지막 대회인 이번 ACL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도훈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원래 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다”며 “준우승 두 번을 하고 침체된 분위기였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오기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도훈 “먼저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사과를 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뛴 선수들, 뒤에서 희생한 선수들, 부상으로 돌아간 선수들, 한국에서 남았던 선수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고 자랑스럽다”며 “단장님이 마지막 대회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부족한 감독과 함께하며 고생한 코칭스태프들도 정말 고생 많았고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지원 스태프와 직원들, 클럽하우스에서 힘써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도훈 감독은 특히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게 우승트로피를 바쳤다. 그는 “올해 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축구에서 지도자가 해야할 것에 대해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었는데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어머니도 통영에서 아들과 팀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빌고 계셨을 텐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도훈 감독은 이번 대회가 울산 사령탑으로 마지막 대회임을 강조했다. “나는 올 시즌 계약이 끝나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며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훈 감독은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은 대단하고 정말 잘해줬다”며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좋은 시즌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축구가 즐거워야 되는데 준우승을 두 번 하다 보니 즐겁지 않았다”며 “그러나 카타르에서 우리 선수들과 즐겁게 축구했다”고 말했다.

또한 “축구가 즐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고 이 즐거움은 축구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다”며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발전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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