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의 티켓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기로 소문났다. 그런데 비 때문에 그 귀한 티켓을 날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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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주최 측은 폭우나 낙뢰가 예보됐을 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코스 안에 있던 갤러리 모두를 골프장 밖으로 대피하게 한다. 기상 상황에 따라 문이 다시 열리면 갤러리가 재입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오거스타의 닫힌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오후 2시 55분에 “악천후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월요일에 갤러리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최종 발표했다.
마스터스가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려온 팬들에겐 비가 야속하다. 1년 전에 티켓을 구매해 이날만을 기다려 왔으나 제대로 구경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이날 티켓 소지자에게는 5월 중 환불을 약속했다. 그리고 내년 월요일 연습라운드 티켓 구매 기회를 보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티켓 환불 약속에도 속이 타는 갤러리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뒷거래’로 입장권을 산 골프팬은 적어도 150만 원 가까이 날리게 됐다.
공식 경로를 통해 입장권을 사지 못한 골프팬들은 이른바 ‘암표’를 사서 들어온다. 암표 가격은 평균 1000달러(약 147만 원) 선이다. 정식 판매가의 10배가 넘는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으로 오는 길목에서 암표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온라인 리셀 마켓에서도 마스터스 입장권 판매가 이뤄진다. 작년엔 3라운드 입장권 가격이 2013달러(약 296만원)에 팔린 적도 있다.
주최 측이 환불을 약속했지만, 암표값을 전부 돌려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암표상에게 환불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암표 거래에 대해 단호하다. 티켓 예약 시 “재판매는 엄격히 금지한다. 제3자로부터 획득한 입장권 소지자는 입장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
마스터스 입장권은 크게 두 가지 종류다. 첫 번째는 패트런(후원자)로 불리는 우선권이다. 대부분은 마스터스가 개최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초창기 티켓 구매자다. 패트런이 되는 방법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여유 티켓이 생길 때마다 대기자에게 한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정보뿐이다. 두 번째는 인터넷 예약제다. 일반 골프팬이 마스터스 ‘직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공식 입장권 판매는 마스터스가 끝나고 약 두 달 뒤쯤 시작한다. 해마다 6월 1일부터 20일까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받고, 신청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행운의 주인공을 선정한다. 신청은 1인 1회로 제한하고 정확한 판매 수량은 공개하지 않아 몇 명이 행운의 주인공이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예약으로 판매하는 입장권 가격은 요일에 따라 연습일 기준 약 100달러, 공식 라운드 입장권은 약 14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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