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촌 마을에서 탈출을 꿈꾸던 젊은 어부 용수는 늙은 선장 영국(윤주상 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사고로 자신의 죽음을 위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영국은 한 달이면 용수의 가족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거라는 말을 믿고 위험한 거짓말에 동참하지만 용수의 죽음을 믿지 않는 가족들로 인해 어긋나는데...살기 위한 거짓말, 절망일까. 희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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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개봉한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작은 어촌 마을에서 탈출을 꿈꾸며 자신의 죽음을 위장하려는 젊은 어부와 이를 모른 채 그를 기다리는 가족들, 그리고 이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고집불통 늙은 선장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개봉 후 연일 국내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 실관객들의 만족도를 나타낸 CGV에그지수 97%(100% 만점), 네이버 포털 평점 8.52전(10점 만점)의 압도적 호평으로 입소문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데뷔작 ‘불도저에 탄 소녀’로 독립예술영화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박이웅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10월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하며 일찍이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박이웅 감독이 15년 전 써둔 첫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 속에서 발견한 지점들을 구체화하고 보완해 완성한 이야기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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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웅 감독은 “처음엔 이 곳이 마음에 들어서 떠나고자 마음먹는 사람의 이야기를 떠올렸다”며 “그런데 그 사람이 떠나고자 하는 곳이 흔히들 생각하는 더 좋은 곳이 아니라 지금 가진 돈으로 충분히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는 곳이면 어떨까는 아이디어가 생각났고, 시간이 흐른 후에도 이 아이디어가 매력적으로 다가와 ‘불도저에 탄 소녀’를 마친 후 다시 꺼내 보완해 만들게 됐다”고 제작 비화를 전했다.
특히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연기 경렵 도합 100년 관록의 베테랑 배우 윤주상, 양희경의 뜨거운 열연으로 시사회부터 개봉 이후 극찬을 모으고 있다. 윤주상은 고집불통 늙은 선장 ‘영국’ 역을, 양희경은 죽음을 위장하려는 젊은 어부 용수의 강인한 여장부 엄마 ‘판례’ 역을 맡았다. 두 배우에게 모두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윤주상은 2011년작 ‘회초리’ 이후 13년 만의 스크린 복귀에 주연작을 기준으로는 1999년 개봉작 ‘유령’ 이후 처음이다. 양희경 역시 2008년 개봉 영화 ‘달콤한 거짓말’ 이후 16년 만의 복귀작이다. 윤주상은 ‘영국’을 통해 세상의 모든 풍파를 거친 외골수의 노인이자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얼굴 근육을 활용한 표정, 목소리 톤의 변화 등으로 섬세히 그려냈다. 이에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윤주상의 열연을 두고 “박이웅이 발견한 윤주상은 봉준호가 발견한 변희봉같이 새롭다”는 찬사를 남기기도 했다.
양희경은 강인하고 억척스러운 ‘판례’의 모습을 헤어스타일 등 외관에서부터 구현해 과감한 외모 변신을 거쳤으며, 정 많고 따뜻한 모성애적 모습부터 자식을 잃고 절규하는 모습 등 낙폭이 큰 감정선을 거친 파도의 물살처럼 흡인력있게 소화했다는 호평이다.
11월 2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1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