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감독은 14일 방송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손웅정 감독은 4년간 프로축구 선수로 뛰다가 부상으로 인해 28살에 은퇴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이었다”며 “경기 중 아픔을 느꼈는데 멀리서 공이 전개되는 걸 보고 순간 저도 모르게 7~8m를 대시해서 헤딩으로 골을 넣었다. 그 골을 마지막으로 은퇴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은퇴 이후 삶에 대해 묻자 손웅정 감독은 “아는 것도 배운 것도 없었기에 막노동판에 가서 일했다”며 “당시 사글세방에 살았고 (손)흥민이가 어렸을 땐 콘테이너에서도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물 지하실에 들어가서 방수 작업을 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3일 정도 무릎으로 기어다니면서 고인 물을 퍼낸 뒤에 방수 작업을 해야 했다. 그때가 막노동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고 했다.
손웅정 감독은 막노동뿐만 아니라 헬스 트레이너,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시설 관리업 등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고 밝혔다. 축구선수 생활을 끝냈을 때가 손흥민이 태어나기 3년 전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아이가 태어나면 축구를 시킬 생각이 있었냐고 묻자 “축구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2세가 생기면 축구 안 시킨다’였다. 당시엔 운동선수라고 하면 ‘못 배운 사람’이라면서 부정적 시선으로 손가락질하곤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전 ‘축구를 시키겠다, 안 시키겠다’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내가 낳은 자식이지만, 또 다른 인격체이기 때문에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손웅정 감독은 “자유라는 연료가 타면 창의력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흥민이가 어려서부터 공을 엄청 좋아했다. 공을 차다가 잠들 정도였다”고 손흥민에게 축구를 시키게 된 계기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