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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스위스와 16강전에서 6-1로 크게 이겼다. 호날두를 대신해 선발로 나온 하무스가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팀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첫 해트트릭이었다.
하무스는 전반 17분 페널티 지역에서 선제골을 뽑았고, 후반 6분에는 디오구 달로트의 패스를 받아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이후 후반 22분에는 골키퍼 키를 넘기는 오른발 슛으로 이번 대회 1호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포르투갈 리그 벤피카에서 뛰는 하무스는 2001년생으로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는 모두 벤치에 앉아 있었다. 가나와 1차전에서 후반 43분에, 우루과이와 2차전에서는 후반 37분에 그라운드를 밟았고, 한국과 3차전에서는 아예 출전하지 못하는 등 벤치 멤버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스위스와 16강전에 팀의 간판스타인 호날두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대신 하무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호날두가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선발로 나오지 않은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었다. 그런 호날두를 대신한 하무스는 이번 월드컵 개막 직전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신예다.
하무스는 산투스 감독의 기용에 120%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 프랑스와 준결승에서 18세 나이에 해트트릭을 달성한 펠레(브라질) 이후 월드컵 토너먼트 최연소 해트트릭 기록까지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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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승부차기 네 번째 키커로 나선 하키미는 골문 정중앙으로 느리게 공을 차는 ‘파넨카킥’을 선보였다. 이를 두고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월드컵 역사에 남을 가장 대담한 승부차기”라고 표현했고 모로코 미드필더 이줏딘 우나히는 “정말 용감한 사람만이 하키미처럼 공을 찰 수 있다”고 말했다.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압박감 속에서 오히려 여유있게 슛을 구사한 게 대단하다는 이야기다.
하키미는 ‘이민자 2세’여서 더 눈길을 끈다. 그의 부모는 모로코에서 태어나 스페인으로 이주했고 아버지는 노점상을, 어머니는 가정부로 일했다. 부모의 헌신 속에 축구로 진로를 결정한 하카미는 스페인 명문팀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성장했고 프로 데뷔도 레알 마드리드에서 했다. 현재는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고 있다.
모로코에서 태어났지만 스페인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은 하키미는 스페인 국가대표를 택할 수도 있었지만 17세 이하 대회부터 모로코 대표로 뛰고 있다. 아랍 문화를 따르는 모로코 가정에서 자라 스페인 선수들과의 문화적인 차이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8강 진출을 확정한 뒤에는 관중석으로 향했고 히잡을 쓴 어머니와 입맞춤을 나누기도 했다.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와 우월한 민첩성을 가져 ‘모로코 페라리’로 불리는 하키미는 지난해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면서 5년 계약에 이적료 6000만 유로(약 805억원)를 받은 세계적인 선수다.
하키미가 이끄는 모로코와 하무스라는 신성을 발견한 포르투갈은 오는 11일 0시 4강 진출을 두고 맞붙어 이들의 격돌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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