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강민은 SSG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잡은 무사 1, 3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키움 최원태를 상대해 2스트라이크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143㎞ 높은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이어졌다. 타구를 바라보던 김강민은 역전을 확신하던 순간 두 팔을 높이 들며 만세를 외쳤다.
경기가 끝난 뒤 김강민은 “나는 지고 있을 땐 중요한 순간, 이기고 있을 땐 득점 기회에서 대타로 나간다. 오늘도 경기하는 동안 4번 정도는 ‘여기서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가면 스윙 3번 안에 승부를 봐야 하니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겉으로는 티 내지 않지만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마지막이라 투수가 바뀔 일이 없어서 준비하고 있었다. 홈런 생각은 안 하고 무조건 내가 치기 좋은 실투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면서 “끝내기 홈런을 처음 쳤다. 베이스 도는 영상을 다시 보는데 아무 생각 없이 조동화 코치님의 머리를 쳤더라. 기쁘다는 말 밖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어 “내가 쓰던 배트가 한 자루 있었는데 부러졌다. 미국에서 지난 4월에 주문했는데 아직도 오질 않았다”면서 “비슷한 배트를 구하다가 이명기(NC 다이노스)에게 받아왔는데, 그걸로 홈런을 쳤다.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 홈런은 역대 최초의 KS 대타 끝내기포로, 지난 1차전에 스스로 세웠던 역대 PS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후속타자에게 부담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범타를 치더라도 깊숙한 땅볼로 1루 주자가 2루에 갈 수 있게 하자고 생각했다”면서 “치고 나니까 홈런이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홈런 욕심은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김강민은 “난 정규시즌 우승에 밥숟가락만 올렸다. 맏형으로서 이렇게나마 후배들에게 힘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한 시리즈”라면서도 “KS는 세 번 이겼다고 끝나는 게 아니고 네 번 이겨야 한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 1승만 더하면 정말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