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웅인이 K콘텐츠 열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웅인은 최근 진행한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작품! 그래 한번 해보는 거지, 좋은 경험이지’에서 끝났다면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 ‘파친코’ 계보가 이어지니 욕심이 생긴다”며 “좋게 봐주신 분들이 찾는다면 기꺼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웅인이 출연한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 대표적인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100%를 기록했으며, 해외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글로벌 흥행을 했다.
정웅인은 ‘파친코’가 글로벌 흥행을 한 것에 대해 “배우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 앞으로 행보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좀 더 긍정적인 성과들을 파친코가 얻었으면 좋겠다. 애플TV+ 작품들을 찾아봐도 좋으실 것 같다. 완성도가 높은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파친코’의 인기에 대해 “로튼 토마토 지수가 좋다는 것을 기사로 봤다. 그러기 쉽지 않은 곳인데? 날카롭게 보는 로튼토마토에서 좋게 봐준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고, 애플TV+ 작품이 여러 어워즈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나. ‘파친코’도 그런 성과를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인의 역사를 소재 미국에서 제작한다는 게 흥미로웠다”며 “차별성이 있지 않은가. 덕분에 한복 같은 한국의 문화가 좀 더 친숙하고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웅인은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 묻자 “가족들은 아직 다 못 봤다”며 “일단 우리 아내는 지금 책을 읽고 있다. 드라마를 보고 책 읽는 게 좀 더 생생하지 않냐고 하니까 그래도 책부터 보고, 다 완결된 다음에 온 가족에 모여서 함께 1화부터 8화까지 쭉 정주행 할 심산이다”고 설명했다.
지인 중에서는 배우 김윤진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저랑 몇 년전에 작품을 같이 했는데 최근에 연락 와서 파친코를 너무 잘봤다고 해줬다. ‘정 배우 최고’라고 해줘서 고마웠다. 최고라는 말 잘 안 쓰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 같이 드라마 찍는 배우들도 ‘파친코’를 보다가 선배님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해준다”고 말했다.
정웅인이 등장하는 장면, 한수와 아버지의 사연은 원작 소설엔 없는 내용이다. 그는 “한수를 위해 만들어졌고 프로듀서 수 휴가 고심을 많이 했다고 했다. 7화를 한편의 영화처럼 만들고 싶어했으니 신중하게 이 회에 대해 접근했고 야심 차게 준비했다. 강렬한 비극을 표현하면서 배우들이 참 고생이 많았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
정웅인은 소속사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게 됐다며 “대사를 전달받고 연기를 하는 식은 아니었고, 한국에서 검증된 배우라는 것은 알지만 이 캐릭터와 이미지, 어떤 에너지로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사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서로 하기로 마음먹고 미팅을 진행하지만 당시에 우린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웅인은 프로듀서 수 휴와의 대화에서 이 캐릭터를 생각하면 한수가 바라보는 아버지의 뒷 모습, 담배를 쥔 모습, 주판을 튕기는 아버지의 손가락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분량적으로는 짧은 시퀀스였기 때문에 그것에 담을 함축성이 숙제였고, 제주도 방언이나 일본어 보다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치열한 땀이 녹아 들게끔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 마음이 잘 전달됐고 정웅인은 해당 캐릭터로 합류를 하게 됐다.
합류가 결정된 후에는 제주어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정웅인은 “번역하시는 분도 비대면으로 미팅했는데 ‘제주어가 어려우면 쉽게 풀이를 하게 할까요?’라는 제안을 해주셨다. 그런데 그러지 말자고 했다. 지금의 제주어와 그 시대의 1920년대 제주어가 다른 느낌일 것 같아서 실감이 느껴지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캐릭터를 그 시대 사람으로 살리고 싶은 연기자로서 그런 부분에 욕심이 있다. 역시나 너무 어려웠다. 좀 후회스럽기도 했지만 전세계에 제주도 방언이 스트리밍된다니 감격스럽기도 하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첫 작업. 약 1000억의 제작비가 든 것으로 알려진 ‘파친코’는 국내와 캐나다 등을 오가며 촬영을 했고 거대한 스케일로 주목 받기도 했다. 정웅인은 매니저 없이 홀로 캐나다에서 촬영을 했다며 “캐나다 현장은 스태프들이 맡은 직무가 좀 더 세분화되고 그 분야에 헤드들을 붙여놨다. 아무래도 좀 더 스케일이 크고 섬세했다”고 경험한 것을 털어놨다.
이어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랜 경험을 가진 스태프들이 똘똘 뭉쳐있다는 것이었다. ‘레디! 액션!’만 외치는 분 마저도 50대였다. 한국 현장에는 주니어들이 많은데 이번 현장에서는 연륜이 지닌 밀도가 현장을 멋지고 수월하게 돌아가게 만들어줬던 것 같다”며 “경험이 많다 보니 훨씬 효율적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고 자극이 됐다”고 전했다.
지진 장면에 대해서도 “앵글을 보니 대역 없이 직접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한국 배우들은 이런 특유의 집요한 집중력이 있는데 그런 걸 좀 보여 드린 것 같다. 현장에서 박수도 받았고 대역 없이 소화하면 출연료 더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주고 받았다”고 현장 이야기도 털어놨다.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경험과 도전을 한 정웅인은 ‘파친코’에 대해 “새로운 세상과의 연결 고리인 작품이다. 시청자분들에게는 우리 부모님들, 부모님의 부모님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부모님과 조부모님, 그 위의 분들에게도 따뜻한 말한마디 해주길.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음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