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윈저파크 국립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 친선 경기에서 전반 7분에 터진 권창훈(디종)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 역전패했다.
북아일랜드는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맞붙는 스웨덴의 가상 상대였다. 완벽하게 같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우월한 신체조건을 활용해 선굵은 축구를 한다는 점, 수비에 중점을 두고 역습에 능하다는 점이 닮았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패배는 늘 쓰라리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데 있어서는 좋은 보약이 될 전망이다. 이날 경기를 통해 나타나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월드컵 본선에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 수비에 고립된 손흥민...동료 도움이 아쉽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에서 김신욱(전북), 권창훈과 함께 스리톱의 왼쪽 측면을 맡았다. 예상대로 북아일랜드의 수비는 손흥민에게 집중됐다. 손흥민이 움직일 때마다 북아일랜드 수비진은 2~3명씩 달라붙어 거친 몸싸움을 펼쳤다.
아무리 최근 기량이 절정인 손흥민이라 하더리도 2~3명이 거칠게 몰아붙이면 버티기 힘들다. 동료 선수들이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 등으로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날 경기에선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에 둘러싸여 고립됐다. 주변에서 도와줘야 할 선수들이 오히려 손흥민에게 의존하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반 중반 이후 김신욱과 함께 투톱으로 변화를 줬을 때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이 집중 견제에 막혔을 때 이를 풀어줄 다른 공격루트가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에게)앞으로도 더 많은 집중 견제가 이뤄질 것”이라며 “전술적으로도 손흥민에 맞게 만들어가는 부분도 있지만 경기가 타이트하게 돌아갈 때 손흥민 스스로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힘과 체력에 무너진 수비, 보강이 절실하다
이날 평가전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수비였다. 대표팀은 김진수(전북)과 장현수(FC도쿄), 김민재, 이용(이상 전북)이 포백으로 나란히 섰다. 장현수를 제외하고는 K리그 ‘절대 1강’ 전북의 주축 멤버들이다.
수비진은 북아일랜드의 역습을 대체로 잘 막아냈다. 하지만 전반 20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허무하게 골을 내주면서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 상대 공격수 제이미 워드(노팅엄 포레스트)의 속임수 동작에 수비가 우왕좌왕 흔들렸다. 워드의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김민재가 걷어내려가 오히려 자책골로 이어졌다.
후반 41분 결승골도 아쉬움이 남았다. 후방에서 공이 넘어올때 상대 공격수 폴 스미스(QPR)의 오른발 슈팅에 역전골을 허용했다. 장현수가 스미스와 몸싸움을 펼쳤지만 밀려났다. 뒤에 있던 김민재도 수비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우리 수비진은 밀고 들어오는 북아일랜드의 힘을 이겨내지 못했다. 신체조건과 파워의 열세는 조직적이고 협력적인 수비로 메워야 한다. 아직은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대표팀 수비진이다.
▲권창훈, 박주호 활약은 희망적인 부분이었다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날 평가전에서 가장 돋보인 주인공은 선제골을 터뜨린 권창훈과 완벽한 패스로 어시스트한 박주호(울산)였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권창훈은 박주호가 중앙에서 올려준 패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권창훈이 A매치에서 득점한 것은 지난 2015년 9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레바논전 이후 2년 6개월여 만이었다. 주전 공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권창훈은 이날 득점으로 월드컵 본선 핵심 멤버로 중용될 가능성을 높였다.
권창훈은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앙(1부리그) 디종에서 주전으로 나서면서 6골이나 기록 중이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신태용 감독과 함께 하기도 했다. ‘신태용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라는 점은 그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약 9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와 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주호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함께 중원을 책임진 박주호는 공수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허리 싸움을 이끌었다.
박주호는 그동안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대표팀에서도 외면받았다. 결국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 K리그1 울산현대로 돌아왔다. 소속팀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박주호는 오랜만에 나선 A매치를 통해 여전히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