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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농구스타 이상민과 친형제 같은 후배 서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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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I 2010.04.29 0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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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코치 하라면 두말않고 할 것"

한때 사귄다고 할 만큼 날마다 붙어다니다시피…

"계속 한 팀서 뛰었다면 도움·득점 훨씬 많을것"

이 "장훈이가 입학하면서 농구대잔치 우승 예감"

서 "형과 함께 뛰고 싶어 주위 반대에도 연세대행"



[조선일보 제공] 프로농구 최고 스타였던 이상민(38·전 삼성)이 지난 22일 은퇴했을 때, 가장 아쉬워 한 선수는 서장훈(36·전자랜드)이었다. 연세대 2년 선후배 사이인 둘은 문경은(SK) 우지원(모비스) 김훈(은퇴) 등과 함께 1994년 농구대잔치에서 연세대를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었다. '독수리 5형제'라 불리던 이들의 존재는 10대 여성 팬들을 농구 코트로 불러들였고, 이 인기가 프로농구 출범의 거름이 됐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20년 넘게 우정의 경쟁을 벌였던 이들이 지난 27일 서울 강남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이상민의 은퇴 발표 이후 처음 만나 아쉬움을 달랬다.

■"형, 우리 팀에서 뛰지 그랬어"

서장훈은 이상민을 만나자마자 대뜸 "우리 팀 포인트가드가 부족한데 우리 팀으로 옮겨서 뛰지 그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상민은 "정말 그럴 걸 그랬나? 사실 그런 생각도 해보긴 했는데…"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상민은 올 시즌까지 9년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기록한 최고 인기스타였다. 서장훈은 "프로농구의 인기몰이를 했던 농구대잔치 세대들이 한두명씩 초라하게 코트를 떠나는데 KBL이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영구결번을 놓고 상민이 형이 몸담았던 삼성과 KCC가 신경전을 벌인다는 얘기가 있는데, 두 팀이 함께 영구결번을 지정하면 그게 좋은 은퇴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조용히 서장훈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상민은 "장훈이는 아직 2~3년은 충분히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으니, 나보다 훨씬 더 멋있게 선수생활을 마감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전히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표정이었다.

■실과 바늘 사이

이상민과 서장훈은 1990년 청소년대표팀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대학과 국가대표팀 시절까지 줄곧 한방을 쓸 만큼 절친한 사이였다. 이상민은 "집이 근처인데다 서로 성격도 잘 맞아 결혼하기 전까지는 '사귄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붙어 다녔다"고 했다. 서장훈은 "지저분한 것을 못 참는데 상민이 형은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깔끔해 합숙할 때마다 방을 같이 쓰게 해 달라고 고집을 부렸다"고 말했다.

1993년 서장훈은 모교인 휘문고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세대에 입학했다. 이유 중 하나가 "이상민과 함께 뛰고 싶어서"였다. 이상민은 "팀의 약점이던 센터 자리에 장훈이가 들어오면서 농구대잔치 우승을 노려볼 만하다는 느낌이 딱 왔다"고 했다. 1993~94 농구대잔치에서 이들이 뛴 연세대가 '허동택(허재·강동희·김유택)'트리오가 버틴 기아를 누른 것은 지금도 농구계 최대의 파란으로 꼽힌다.

■"우리 지도자로 한 팀에서 뛸까"

하지만 두 선수는 프로에선 적(敵)으로만 만났다. 서장훈이 2007년 삼성에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뒤, 이상민이 속한 KCC 행을 선택하고도 결국 같은 팀에서 뛰지 못하게 된 것을 두 선수는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 꼽았다.

만약 프로에서도 한 팀에서 뛰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상민은 "내 패스를 누구보다 득점으로 잘 연결하는 장훈이와 함께 뛰었다면 어시스트 숫자가 200개는 더 늘었을 것"이라고 했다. 서장훈도 "상민이 형은 다른 가드와 수준이 다르다. 패스 달라는 사인을 주려고 하면 어느새 볼이 눈앞으로 날아온다. 나도 지금보다 2000점 정도는 더 넣었을 것"이라고 했다. 서장훈은 KBL 통산 득점 1위(1만1646점)를 달리고 있다.

이상민은 지도자로서 제2의 농구 인생을 시작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서장훈은 "나는 성격이 강해 지도자가 되기 쉽지 않겠지만, 상민이 형은 분명히 성공할 사람"이라고 부추겼다. 서장훈이 이어 "딴 사람이라면 몰라도 상민이 형이 감독이 돼서 코치를 맡으라고 하면 무조건 달려갈 것"이라고 하자, 이상민이 "우리 정말 그렇게 해볼까"라며 활짝 웃었다.

☞이상민은

▲1972년 11월 11일생 ▲183㎝, 77㎏ ▲포인트가드 ▲홍대부중-홍대부고-연세대 ▲현대(1998)-KCC(2001)-삼성(2007~2010) ▲정규리그 MVP 2회(1997~1998) 챔피언전 MVP 1회(2003~2004) 올스타전 13회(9시즌 연속 최다득표)

☞서장훈은

▲1974년 6월 3일 ▲207㎝, 115㎏ ▲센터 ▲휘문중-휘문고-연세대 ▲SK(1998)-삼성(2002)-KCC(2007)-전자랜드(2008~) ▲정규리그 MVP 2회(1999~2000, 2005~2006) 챔피언전 MVP(1999~2000) 올스타전 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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