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위 다시 선 앤서니 김이 증명한 것[기자수첩]

주미희 기자I 2026.02.20 06:05:00

LIV 골프 애들레이드 대회서 16년 만에 우승
복귀 위해 금주…"매일 1%씩 나아지겠다" 다짐
나이·공백·과거 실패 무색…"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방황의 시간을 지나 다시 일어선 앤서니 김(40)의 이야기는 단순한 스포츠 스타의 복귀담이 아니다. 인간의 회복력에 대한 이야기이며, 삶의 태도가 결과를 만든다는 증명이다.

앤서니 김(사진=AP/뉴시스)
앤서니 김은 한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승을 거두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대항마로 불렸던 스타였다. 하지만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20대 후반 한창 커리어를 쌓아야 할 시기에 부상으로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결국 필드를 떠나야 했다. 손에서 골프채를 놓은 앤서니 김은 약물과 알코올에 의존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12년 만의 복귀는 가족을 계기로 시작됐다. 2022년 딸 이사벨라가 태어난 뒤, 실패자가 아닌 역경을 극복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나이 37세, 절치부심한 앤서니 김은 힘든 복귀 과정을 모두 견뎠다. 자세를 교정하고 무너진 스윙을 바로잡는 등 처음 골프를 배우는 사람처럼 기본기에 집중했다. 술을 끊고 규칙적인 생활도 이어갔다. 거창한 목표 대신 ‘매일 1%씩 나아지자’는 다짐으로 하루하루를 채웠다.

2024년 리브(LIV) 골프로 복귀한 앤서니 김은 지난 15일 LIV 골프 애들레이드 대회에서 5타 차를 뒤집는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5795일, 햇수로는 무려 16년 만의 우승이다. 우승 트로피를 손에 든 앤서니 김은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아도 괜찮다. 나 자신만 믿으면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스포츠는 인생과 닮아있다. 훈련 부족은 성적으로 나타나고, 흔들린 멘탈은 스코어에 기록된다는 점에서다. 인생 역시 매일의 선택이 쌓여 변화를 만든다. 작은 변화의 반복이 큰 전환을 이끈다.

앤서니 김의 우승이 주는 울림은 분명하다. 성공했던 사람도 무너질 수 있고, 완전히 무너졌던 사람도 다시 설 수 있으며 나이·공백·과거의 실패가 영원한 족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시작하는 데 늦은 때란 없다. 앤서니 김의 여정이 분명한 증거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제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우승 직후 앤서니 김이 한 말이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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