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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혜원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라키’에서 연기한 윤헤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혜원은 “헤라가 미운 행동과 못된 행동을 하는데 밉게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에 갇히면 또 부자연스럽고 매력적이지 않게 나올 것 같았다”며 “어리고 그 나이대에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친구니까 미운 행동을 하지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보다는, 자유롭게 제스츄어와 행동을 하려고 연구했다. 그러면서 틀을 자유분방하게 잡아갔다”고 밝혔다.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에 비밀을 품은 전학생이 입학한 후 견고했던 그들의 세계에 균열이 생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 작품에서 지혜원은 질투의 화신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윤헤라 역을 맡았다. 지혜원은 평생 갖고 싶었던 리안(김재원)을 향한 집착, 리안을 가진 재이(노정의)에게는 질투와 열등감 등 다채로운 감정선을 생동감 넘치게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해 존재감을 발산했다.
지혜원은 헤라가 실제 성격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더 매력적이었다며 “저는 실제로 부끄러움이 많고 소심하다. 또 할 말을 참고 한 번 더 참는다. 생각이 바로 말로 나오지 못하는 스타일이고 열 번 넘게 생각하고 말을 하는 스타일이라 헤라 같은 사람들을 보면 부럽고 신기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정반대의 성격인 헤라를 연기하며 대리만족도 했다며 “제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데 속시원하게 내뱉을 수 있어서 쾌감을 느꼈다. 어려움 보다는 대리만족과 희열을 느꼈다”고 웃었다.
지혜원은 “가장 속 시원했던 대사는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매 순간의 대사가 그랬는데 고르자면 가장 친한 친구를 괴롭혔던 동생이 있다. 그 동생의 뺨을 때리면서 ‘너 날 우습게 된 것 같은데’라며 오목조목 따지는 장면이다. 살면서 누구의 뺨을 쳐볼 일이 없지 않나. 그래서 어렵기도 했다”고 말했다.
헤라는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쟁취하며 살았던 인물. 철없는 공주님 이미지에 맞게 화려한 스타일링도 화제가 됐다. 그는 “굉장히 과하고 화려해도 되는 캐릭터던 만큼 화려한 착장을 했다. 헤라가 이 친구들보다 안 화려해 보이면 어쩌지? 혼자 튀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하이라키’ 내에서도 화려하고 과해서 재미가 있었다”며 “평소에 머리띠, 리본을 안 하고 다니는데 그런 것들이 어울릴까? 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분장실 언니들이 리본을 해주면 ‘이거 맞아요? 저 소름돋아요’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가끔은 버겁기도 했는데 혜원이가 아니라 헤라라고 생각을 하니 괜찮았다”고 미소 지었다.
‘하이라키’는 상류층이 모여있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만큼 세트부터 출연자들의 스타일링까지 화려했다. 또한 상류층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시청자들이 접할 수 없었던, 그리고 상상하지 못하는 이들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부분들이 연기를 하는 배우에겐 어려울 수도 있었을 터. 그러나 지혜원은 “헤라 캐릭터가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작품 자체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작품을 통해 접할 수 있지 않나”라며 “일상에서 가보지 못했던 공간에 가고 파티도 한 달에 한 번씩 한다. 평소에는 파티는 생일파티 밖에 없는데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하게 되니까 그런 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이라키’는 학교에 스며든 상류층의 계급을 다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철저한 계급사회, 그 안에서의 관계와 갈등, 촘촘한 심리 등을 다루며 하이틴물 그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극적인 상황들이 연출된 만큼 고교생들의 음주, 부적절한 관계 등이 다뤄지기도 했다.
지혜원은 “말이 안되는 조건이고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긴 하지만 드라마 특성상 특수한 케이스”라며 “저희 드라마가 판타지라고 생각을 한다. 판타지성 요소라고 생각하면 흥미롭게 보일 수 있고 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포인트였던 것 같다. 일상에서 볼 수 없는 일들을 재현을 하고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