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엄마' 이도현 "이도현 아니면 안된다는 말 듣고 싶었죠" [인터뷰]①

김가영 기자I 2023.06.14 07:00:52
이도현(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이 역할은 이도현 아니면 안돼’라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배우 이도현이 JTBC ‘나쁜 엄마’를 통해 듣고 싶었던 칭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JTBC ‘나쁜 엄마’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이도현은 “‘이도현이 아니면 안된다’는 말을 듣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했는데 그걸 이루기까지 어려웠다”며 “목표를 크게 잡았다”고 털어놨다.

‘나쁜 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영순’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 이도현은 영순(라미란 분)의 아들이자 서울중앙지검 검사 최강호 역을 맡아 출연했다. 아버지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다, 불의의 사고로 7살 지능으로 돌아간 인물. 그 이후 엄마 영순과 새로운 추억을 쌓게 된다. 이도현은 37세 검사에서 7세 지능으로 돌아간 모습까지 한 작품 내에서도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도현은 “7살의 지능으로 돌아간다는 연기를 한다는 것이 저에게 있어서 큰 도전이었던 것 같다”며 “37살의 검사 때, 어린시절로 돌아간 모습 그 두 모습의 간극을 줄이는 것 자체가 숙제였고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역할도 처음했다”며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은 공부를 많이 해야한다고 했는데 제가 공부를 잘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잘해낼까 고민이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두 모습을 훌륭히 표현하며 연기 호평을 받은 이도현은 이번 작품에서의 점수를 묻자 “제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자는 생각을 했다”며 “그동안 야박하게 굴었는데, 이왕 줄 것 100점이라고 주겠다. ‘그래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자신에겐 인색했다는 이도현은 “‘더 글로리’ 기점으로 바뀌려고 하고 있다. ‘더 글로리’ 때까지는 이해를 잘 못했다. 작가님도 여정이 멋있다고,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시고 칭찬을 해주시는데 시즌2까지 오픈되고 저는 제 스스로가 이상하더라. 너무 별로이고 왜 칭찬을 받고 잘한다고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도, 라미란 선배님한테도 여쭤봤다. 왜 칭찬을 해주는 거냐고. 그러니 물컵의 물이 넘칠 것 같으면서도 안넘치는 게 어려운 거라고, 그래서 사람들이 너에게 칭찬을 하는 거라고 하더라. 다른 배우들처럼 표출을 하는 연기가 아니라 알듯 말듯 수수께끼 같은 연기를 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너무 큰 축복이고 그것 때문에 칭찬을 받는 거라고 하더라. 그 얘기를 듣고 나서 ‘잘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칭찬을 해주시면 ‘그래 잘한 부분이 있으니까 칭찬해주시겠지’라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도현(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복수를 계획 중인 37세 검사, 7살 지능으로 돌아간 강호. 두 연기 모두 쉽지 않은 연기다. 이도현은 두 모습 중 검사의 연기가 더 어려웠다며 “7살의 지능을 가지고 강호를 연기할 때는 예진(기소유 분)이 서진(박다온 분)이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아이들과 촬영을 하면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이뤄지는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도현은 몰입도 높게 캐릭터를 소화한 만큼, 실제 모습과 강호가 비슷하다고 털어놨다. 그렇기 때문에 강호의 모습도 이해가 됐다고. 그는 “나도 강호처럼 부모님 말을 잘 들었다”며 “PC방도 못 갔고 밤 10시 이전에는 집에 들어왔다. 밥을 먹을 땐 대화도 안 하고 TV도 안봤다. 그런데 지금은 밥 먹으면 말 좀 하라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이도현은 “강호가 혼자 떠안으려는 게 안타까웠다. 그런 모습이 저에게도 대입이 됐다”며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절감이 된다고 하는데 주위와 나눴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고교시절로 돌아온 아저씨를 연기한 ‘18어게인’, 시대의 아픔을 담은 ‘오월의 청춘’까지. 쉬운 길보다는 어렵고 깊숙한 연기를 해온 이도현. 그는 “쉬운 연기는 없지만, 어려워야 더 재미를 느끼는 성격인 것 같다”며 “난관에 봉착을 하겠지만, 상황이 어렵다면 이걸 어떻게 풀어갈까 생각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실제로는 롤러코스터를 못 타지만, 그런 연기를 즐기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데뷔 이후 끊임없이 달려오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또 그 모습들을 통해 사랑 받은 이도현. 그는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그렇다보니까 노출이 많이 됐고 운도 좋았던 것 같다”며 “물론 운을 잡기 위해서 저 스스로 혹독하게 채찍질을 했는데 그런식으로 살아오다보니 등산을 하는 것 같다. 이 산을 오르기 위해서 꾸준히 걸어가다보면 정상에 오르고 또 하산을 하고 다음 산을 오르고 그 과정의 연속이라고 생각을 한다. 지금을 정상이라고 표현해주신다면, 하산을 잘 했으면 좋겠다. 하산을 하다가 많이 다치는데 잘 내려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 등반을 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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