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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8일 막을 내린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수확했다. 최시우는 ‘3라인’ 선수로 주요 전력은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2022년 베이징을 이끌 차세대 유망주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최시우의 이름을 외친다. 최시우는 준결승전인 캐나다전에 나서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감탄을 자아냈다.
최시우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시절 아파트 3층 높이에서 떨어져 두 다리를 잃었다. 최 씨에 표현을 빌리자면 최시우는 ‘무언가에 홀린 듯’ 사고를 당했다.
“아빠, 그럼 나 군대는 못 가는 거야?”
중환자실에서 깨어난 최시우가 꺼낸 첫 마디였다. ‘세월호 사고’ 때 선체 수색작업을 하던 해군특수부대 요원들을 보고 군인이 되는 꿈을 꾸고 있던 그였다. 최 씨는 “내가 ‘그래 너 군대 못 가는 거야’라고 하자 아들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 씨의 눈에는 귀엽기만 했던 아들은 훨씬 더 강했다. 가장 민감한 사춘기 시기에 사고를 당했지만 훌훌 털고 일어났다. 최 씨와 최시우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도움을 받는 삶보다 도움을 주는 삶을 살자’고 다짐했다. 이때 손을 내민 것이 김정호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코치였다. 최 씨는 “김정호 코치가 손을 내밀어 줬고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빛과 희망을 봤다”며 “우리 아들이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힘들 때 방황하지 않고 골방에 숨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사일을 하는 최 씨는 아들을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다’고 말한다. 성한 곳 하나 없는 그의 손이 그간의 고생을 대신 말해줬다. 최 씨는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속 썩이던 놈인데, 후천 장애를 딛고 이렇게 열심히 해주고 있다. 나도 더 열심히 아들을 돕겠다”며 “시우가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더 좋은 날이 올 것 같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